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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SK빌딩에서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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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연 기자

승인 : 2024. 06. 21. 10:18

法 "전대차 계약, 적법 해지…손배금 지급 의무도"
지난해 4월, SK 무단 점유 이유로 아트센터 퇴거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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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나란히 출석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이 "SK빌딩에서 나가달라"며 아트센터 나비를 상대로 낸 부동산 인도 소송에서 1심 법원이 SK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이재은 부장판사는 21일 SK이노베이션 주식회사가 아트센터 나비를 상대로 낸 부동산 인도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아울러 아트센터 나비에게 10억 4560만원의 손해배상금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아트센터 나비가 SK와 체결한 전대차 계약에 따라서 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SK가 계약에 정한 날짜에 따라서 적법하게 해지했으므로 아트센터 나비는 목적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며 "아트센터 나비는 전대차 계약에서 정한 해지 일자 이후에 대해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도 있다"고 판시했다.

SK이노베이션측은 "이번 판결은 아트센터 나비 측 주장과 달리 이혼소송과는 무관할 뿐만 아니라 아트센터 나비가 지난 수년간 미술관 고유의 전시활동이 별로 없었던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트센터 나비는 이미 다른 곳에 전시 공간을 보유하고 있고, 120억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의 여유도 가지고 있어 이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트센터 나비는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 4층에 위치해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모친이자 노 관장의 시어머니 고(故) 박계희씨가 운영하던 '워커힐 미술관'을 계승해 2000년 12월 개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서린빌딩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은 빌딩 임대차 계약이 2019년 9월 종료됐음에도 아트센터 나비가 무단으로 점유해 경영상 손실이 커지고 있다며 퇴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노 관장 측 법률대리인인 이상원 변호사는 이날 선고 직후 "25년 전 최 회장의 요청으로 이전한 미술관인데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항소 여부는 생각해 볼 예정으로 이 무더위에 갈 데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여러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30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김옥곤·이동현 부장판사)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면서 이번 소송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혼 소송 이후 SK이노베이션은 리모델링을 이유로 퇴거 요청을 하고 소송을 제기했다"며 "최 회장이 상당한 돈을 출연해 김희영씨와 티앤씨재단을 설립하고, 이사장으로 취임하는 것과 대비되는 상황 등도 노 관장에게 고통을 줬을 거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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