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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윤수일의 아파트, 로제의 아파트, 대한민국의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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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2. 04. 08:48

누구나 부르지만 '서울'아파트는 서민들이 쉽게 접근 못해
국민의 '자산'이 되버린 아파트...진입 문턱 낮출수도 없어
현명한 정책으로 '자산'가치 보존과 '진입'원활히 되길
최성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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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록 건설부동산부장
윤수일이 1982년 발표한 노래 '아파트'는 정작 2년 후인 1984년 '빵'하고 떠버렸다. 가요톱텐에서도 5주 연속 1위로 골든컵을 차지했음은 물론, 80년대 내내 대학가에선 응원가로, 데모 현장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는 찬가로 자리매김했다. 90년대, 세기말을 거쳐 21세기인 지금까지도 소풍 장소와 야구장 등에서도 생명력을 유지 중이다.

40년 이상 듣다보니 다양한 방법으로 회자된다. 대표적인 것이 "노래에 나오는 아파트가 과연 어디냐"는 것이다.

첫 번째는 여의도 한강변에 있는 아파트라는 설이다.

"별빛이 흐르는 다리(원효·마포대교)를 건너, 바람 부는 갈대숲(노들 강변)을 지나..." 게다가 당시는 방송국들 전부 여의도에 있었다.

반면 강남에 대단지 아파트가 엄청나게 들어서던 시대상을 감안한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했다.

"아무도 아무도 없는, 아무도 없는"가사 내용이 아파트 투기붐으로 사놓기만 하고 실거주는 하지 않는 현실을 반영했다고 본 것이다.

로제의 APT(아파트)는 2024년 발매된 히트곡 중 하나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흥행한 'K팝'중 하나다.

APT의 작사 계기도 재밌다. 아파트 게임에서 착안, 외국 친구들에게 '아파트, 아파트'를 외치다가 "다음에 우리 아파트에서 만나서 재밌게 놀자"는 내용을 가사에 담게 됐다는 얘기다.

아파트라는 재미없는 소재로 40년간, 또는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으니 윤수일과 로제에게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친근한 아파트인데, 심지어 유치원생들도 부르고 있는 아파트인데...

정작 우리가 사는 현실의 아파트들은 계속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4820만원이다.

20년전 신랑 혼자 대출을 받아서 간신히 구입할 수 있었던 서울의 아파트는 10년전부터는 부부 모두 대출을 받아야...현재는 둘 다 대출을 받아도 전세조차 힘들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대중가요의 소재가 됐거나 영감을 줬던 윤수일·로제의 여의도·강남·용산의 아파트들은 이미 서민들이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이대로라면 서울은 물론, 수도권·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의 아파트 전부 쉽게 다가설 수 없는 존재가 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고 아파트로 향하는 진입 문턱을 낮출 수도 없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아파트를 가장 큰 재산으로 만드는 등 목숨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어려운 문제다. 현 정부, 아니 미래 정부들 역시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할 수 있을까?

한편 인터뷰를 통해 윤수일은 "잠실대교를 지나면서 가사의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굳이 따지면 강남쪽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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