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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고운세상코스메틱 직원 출산율이 韓 평균 3배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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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5. 02. 0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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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진짜요?"

화장품 기업인 '고운세상코스메틱'의 직원들 합계 출산율이 2.7명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입에서 나온 소리였습니다. 아마 저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의 반응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기본적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기업이 성과를 잘 내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출산율은 대한민국 평균 합계출산율인 0.78명보다 약 3배 높은데, 10년간 매출은 22배나 성장했는데요. 유독 고운세상코스메틱 직원들의 출산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비밀을 파헤쳐 봐야겠습니다. 국익을 위해서라도 말이죠... 언론이 제일 처음 만나는 홍보실부터 다른 부서 직원, CEO(최고경영자), 관계사까지 붙잡고 물어봤습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多産(다산)'의 배경엔 '임직원 보호'라는 특별한 제도를 운영한 것이 주효했다구요...

이 회사의 여성 임직원 비율은 83%에 달합니다. 양성평등 문화가 확산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가사에 대한 부담은 남성보단 여성이 더 큰 편이죠. 이에 회사는 이들이 일과 가정을 균형 있게 유지하고, 또 마음 편히 출산을 하고 복귀할 수 있게끔 여러 사내 정책을 마련해 놓았다고 하는데요.

대표적인 보호 제도로는 일 7.5 시간 근무 및 선택적 근로 시간제, 주 2회 재택근무, 육아휴직 최대 2년 보장, 임신 전 기간 단축근무, 난임 치료비 지원 및 시술 당일 휴가, 자녀 입학식 휴가 등이 있습니다. 남성 임직원을 위해서도 배우자 출산휴가 10일 의무 사용, 배우자 태아 검진 동행 휴가, 배우자 임신 막달 2시간 단축 근무 등의 제도들이 완비돼 있습니다.

이주호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는 "다양한 지원제도를 통해서 임신한 직원이나 배우자를 돕고 있다"며 "또한 육아휴직 복귀 후에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가디언 제도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합니다.

사실 주변을 둘러보면 비혼이거나, 설령 결혼을 했다 하더라고 딩크족(자녀 없이 사는 부부)이 많습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인데요. 실제 능력있는 여자 선배들이 아이를 낳고 전업주부로 전향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던 적도 많았습니다.

사정이 이러니 정부가 아무리 출산율을 높이려고 수십조 원을 쏟아부어도 얘 낳기를 꺼려 합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의 사례를 보면서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확실한 제도를 마련하고, 이를 누리는 게 당연한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레 저출생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까요?

저출생 해결의 가장 큰 열쇠는 육아로 인한 불이익이 단 1%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시그널'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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