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지난해 순익 3조7388억원…금리 하락에도 ‘역대급 실적’

이자이익 줄었지만…수수료수익 크게 증가
CET1 0.09%p 하락…환율 상승에도 '선방'
올해 4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예정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이 3조7000억원대 순익을 거두는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시장금리 하락과 환율 상승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에 처했음에도 핵심이익의 성장을 기반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응하는 성과를 냈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역대 최대 규모인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 밸류업 계획을 착실히 이행해 나가겠단 의지를 내비쳤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3조7388억원으로, 전년 대비 9.3%(3171억원) 증가했다. 환율 상승 등으로 FX 환산손실 2119억원이 발생하는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하고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등의 견조한 성장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응하는 실적을 시현했다.

하나금융의 이자이익은 8조7610억원으로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1.3% 감소했다. 반면 15.2%(2735억원) 늘어난 2조696억원의 수수료 이익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은행의 IB 수수료 증가와 퇴직연금 및 운용리스 등 축적형 수수료 기반의 확대, 신용카드 수수료 증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비이자이익은 1조9260억원으로 2.3%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중 급격한 원화 약세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인식 등이 영향을 끼쳤다.

주주환원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13%(추정치)로, 0.09%포인트가 하락했다. 원화 약세 속 전사적인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노력을 통해 하락 폭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그룹의 총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815조5110억원(신탁자산 177조6634억 포함)에 달했다.

대손비용률은 지난해말 대비 0.11%포인트 감소한 0.29%로 나타났다. 그룹 연체율은 전 분기 대비 0.04%포인트 낮아진 0.51%로, 그룹 차원에서의 자산 건전성 제고 노력으로 소폭 개선됐다. BIS 비율 추정치는 15.50%, 핵심 경영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와 총자산이익률(ROA)은 각각 9.12%, 0.61%로 집계됐다.

하나금융은 오는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 등 기업가치 제고 이행을 위해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이는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로, 기업 밸류업 계획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또 이사회는 2024년 기말 현금배당을 주당 180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지급된 분기배당 1800원을 포함한다면 2024년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은 총 3600원 수준으로, 전년보다 200원(5.9%)가 증가했다. 이에 연간 총주주환원율도 전년 대비 4.8%포인트 증가한 37.8%로 집계됐다.

그룹 맏형 하나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3조3564억원으로 전년(3조4766억원) 대비 3.46%(1202억원) 줄었다. 원화대출금은 302조1890억원으로 12조원 이상 늘었지만,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순익이 감소했다. 반면 수수료이익은 9450억원으로 8.5%(741억원) 상승했다. 지난해말 기준 총 자산은 633조1210억원(신탁자산 100조7031억원 포함)이다.

비은행 자회사의 경우 하나증권이 WM(자산관리) 부문 고객 수 증대와 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2251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하나카드와 하나캐피탈은 각각 2217억원, 1163억원의 순익을, 하나자산신탁은 588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반면 하나생명의 경우 7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하나저축은행은 전년(132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커진 322억원의 적자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