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약사범 늘면서 경각심 ↑
"상황 달라졌으니 사용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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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음식명에 '마약'을 붙이는 일부 가게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7월 개정된 식품표시광고법이 시행되면서 마약류 및 유사한 표현을 사용한 표시·광고 사용 금지가 권고됐다. 하지만 필수가 아닌 권고인 탓에 아직도 '마약'을 상호명으로 한 가게들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에는 '마약 XXX'를 상호명으로 내건 가게가 운영 중이었다. 메뉴에도 '마약 XXX'의 줄임말인 '마X'가 있었다. 해당 가게는 2022년 문을 열었는데, 당시 국내에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도 본래 '꼬마 김밥'이었다가, 2010년대 인터넷에서 '마약 김밥'이라 부른 것을 시작으로 이름이 굳혀진 것으로 전해진다.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마약사범 단속인원은 1만8395명으로 △2019년 1만6044명 △2020년 1만8050명 △2021년 1만6153명 등 직전 3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2023년 단속된 인원은 2만7611명으로 전년 대비 50.1%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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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전문 박진실 변호사는 "결국 '중독적이게 맛있다'는 의미로 '마약'을 붙이는 건데, 마약에 대한 인식을 너무 친근하게 만들 수 있다"며 "식약처가 권고하는 것처럼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어린 아이들에게는 마약이란 단어가 긍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다"며 "인터넷에서 마약 대신 '보약'을 사용하는 문화가 있는 것처럼, 단어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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