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캐피탈·자산신탁·저축銀 부진
연간 주주환원율 37.8%… 4.8%p↑
배당총액 고정·분기 균등배당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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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주와의 약속인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하면서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이라는 목표에도 순조롭게 다가가고 있다.
함 회장은 2022년 하나금융 사령탑에 오른 이후 수익 경쟁력 제고에 그룹 역량을 집중해 왔는데, 올해 2기 체제에 들어선 이후에는 새로운 시장 개척과 신성장 동력 발굴에 속도를 내 순익 4조원 시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다만 그룹의 수익 비중이 은행-증권-카드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약점이다. 하나은행이 환율상승 영향으로 수익이 소폭 줄어든 상황에서 증권과 카드가 호실적을 내며 그룹 실적을 견인했는데, 보험과 캐피탈, 자산신탁, 저축은행 등은 역성장하며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함 회장은 내달 주주총회 이후 연임 임기를 시작하면 비은행 경쟁력 강화 등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은 4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3조738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보다 9.3% 증가한 규모다. 하나금융 측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와 환율상승으로 인한 2119억원 규모 FX환산손실이 발생했지만, 고객 기반 확대를 통해 핵심이익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룹의 이자이익(8조7610억원)과 수수료이익(2조696억원)을 더한 핵심이익은 10조8306억원으로, 같은 기간 1.5%가량 늘었다. 특히 수수료이익 성장세가 두드러졌는데, 전년 대비 15.2% 성장하며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은행의 IB수수료 증가, 퇴직연금 및 운용리스 등 축적형 수수료 기반 확대, 신용카드 수수료 증대 등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을 지속해왔다"고 말했다.
실적 개선은 핵심 자회사인 하나은행과 하나증권, 하나카드가 이끌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3조3564억원의 순익을 올리면서 리딩뱅크를 달성했던 2023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익성을 나타냈다. 하나증권은 2023년 2924억원 손실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2251억원의 순익을 올리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나카드도 전년보다 29.67% 증가한 2217억원의 순익을 냈다. 두 자회사 모두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하지만 다른 자회사들은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하나캐피탈과 하나자산신탁은 각각 1163억원과 588억원의 순익을 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44.5%와 27.3% 급감한 수치다. 또 하나저축은행과 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 등은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함 회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하고, 2기 체제를 본격 가동하게 되면 비은행 자회사 경쟁력 제고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과 카드 덕에 비은행 기여도가 전년보다 크게 개선됐지만,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다만 자회사 출자여력인 이중레버리지비율이 작년 3분기 기준 120%로,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높다. 가용한 실탄도 1조8000억원 수준에 그쳐 M&A(인수합병)에 적극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하나금융은 주주친화정책을 한층 강화했다. 역대 최대인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한 데 더해, 전년보다 5.9% 증가한 주당 3600원(1800원 분기배당 포함)의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이에 따라 연간 총주주환원율은 37.8%로 4.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탄탄한 자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주주환원 기반이 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13%(추정치)로 밸류업 계획 이행을 위한 목표 CET1 수준인 13.0~13.5% 구간에서 관리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올해도 주주환원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연간 현금배당총액을 고정하고 분기 균등 현금배당도 실시할 방침이다. 배당 규모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로 주당 배당금 증대 효과도 가져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