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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미 국무부 준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초안, 북한 것 같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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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0. 06. 22. 23:01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북 비핵화 해법 놓고 국무부와 대립
"비건, 북 '행동 대 행동' 수용 시사, 우려 증폭"
"국무부, 6자회담 때 같은 일, 통제불능"
"하노이 초안, 트럼프의 양보 열거 비슷"
비건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출간되는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미국 행정부가 북한이 요구하는 ‘행동 대 행동’을 따를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해 우려를 증폭시켰다고 말했다. 사진은 비건 특별대표가 지난해 3월 11일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주최 ‘핵 정책 콘퍼런스’ 좌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는 모습./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의 북한 비핵화 ‘동시적·병행적(simultaneously and in parallel)’ 해법을 놓고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볼턴 전 보좌관은 미 국무부가 준비한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성명 초안이 북한이 만든 것 같았다고 비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출간되는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비건이 스탠퍼드대학에서 미국 행정부가 북한이 요구하는 ‘행동 대 행동’을 따를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 언급은 나의 우려를 증폭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비건이 보여준 분명한 약점”이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등 많은 이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면서 “던퍼드의 경우 어떤 종전선언도 구속력 있는 법적 효력을 갖지 않도록 확실히 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이는 비건 특별대표가 지난해 1월 31일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방북한 폼페이오 장관에게 북한의 플루토늄 및 우라늄 농축 시설 관련 후속 조치들에 대해 미국의 상응조치를 조건으로 걸었다며 “우리는 두 나라 간 신뢰구축에 도움이 될, 그리고 (북·미) 관계 전환, 영구적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라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목표와 병행해 추가 진전을 만들어나갈 많은 조치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었다.

이는 곧 북한이 주장하는 ‘행동 대 행동’을 일부 수용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비건 특별대표는 같은 해 3월 11일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주최 ‘핵 정책 콘퍼런스’ 좌담회에서 “우리는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토털 솔루션’을 원한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노이 북미정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2월 27일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가진 만찬에 앞서 환담을 하고 있다./사진=하노이 AP=연합뉴스
이에 대해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유엔주재 미국대사로 일한 볼턴 전 보좌관은 국무부에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그는 “국무부는 (북핵) 6자회담 때에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정확히 같은 일을 했다”면서 “협상 타결을 위한 비건의 개인적인 의제가 매우 확고했다는 것을 폼페이오가 완전히 알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부의 협상가들은 통제 불능 상태인 것 같았고, 협상에 대한 열정에 사로잡혔고, 언론 관심에 도취해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나는 하노이에서 실수를 막기 위해 트럼프를 어떻게 할지를 고심했다”고 밝혔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해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폼페이오 장관과 대화하면서 “왜 우리가 (대북) 경제제재를 포기할 수 없는지, 왜 더 많은 압박이 필요한지를 강조했다”며 “폼페이오는 자기 영역에 대한 나의 ‘간섭’에 발끈했다”고 전했다.

그는 2월 24일 하노이로 가는 길에 국무부의 북·미 성명 초안을 받았다며 “북한에 의한 초안 같았다”며 “폼페이오가 왜 그런 초안을 허용했는지 내겐 미스터리”라고 비판했다.

이 초안이 북한이 비핵화를 정의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또 다른 모호한 문구를 넘어서 그 대가로 어떤 것도 구하지 않고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에게 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양보를 열거한 것과 같았다는 것이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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