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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용 비둘기 한 마리가 21억원, 사상 최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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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호 기자

승인 : 2020. 11. 16. 15:33

경주용 비둘기 한 마리가 21억원에 낙찰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두 살인 암컷 비둘기 ‘뉴 킴’이 15일(현지시간) 벨기에의 피파(PIPA) 경매에서 160만유로(약 21억원)에 거래됐다고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중국인에게 낙찰된 경주용 비둘기 ‘아르만도’의 경매가 125만2천유로(약 16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사상 최고가다.

‘뉴 킴’의 경매가는 처음 200유로(약 26만원)에 불과했지만, 중국인 두 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낙찰가가 치솟았다. 경매에서 이긴 중국인은 벨기에 못지 않게 비둘기 경주가 인기를 끄는 자국에서 뉴 킴을 번식용으로 키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용 비둘기들은 열 살까지 번식이 가능한데 뉴 킴은 향후 수년간 우수한 유전자를 지닌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경매소 설립자인 니콜라스 히셀브레흐트는 “뉴 킴이 암컷이기 때문에 이번 낙찰가를 듣고도 믿기 힘들었다”면서 “일반적으로 암컷보다 수컷 값이 비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경주용 비둘기의 몸값 상승은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효과다. 오랜 전통인 전서구(傳書鳩·편지를 보낼 수 있도록 훈련 받은 비둘기)는 비록 사라졌지만 경주용 비둘기 수입이 호사취미로 각광받으며 근래 비둘기 입찰 신기록은 모두 중국인 몫이었다. 미 경제전문매체 비스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베이징에는 비둘기애호가 10만명이 존재한다. 중국 부유층이 늘면서 비둘기 몸값도 덩달아 오른 것이다. PIPA 역시 연간 매출의 60%(2,500만유로)를 중국에서 벌어들인다.
허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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