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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이틀 앞둔 워싱턴 적막감...거리엔 일반인보다 많은 주방위군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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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01. 19. 11:28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워싱턴, 2만5000명 주방위군 배치
의사당 인근 내셔널몰 완전 폐쇄...지하철역·주요 도로 폐쇄
전미 소규모 시위만 발생...매년 총기 옹호론자 수천명 모이는 행사에 50명 미만 참석
워싱턴 병력
미국 주방위군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내셔널 몰 내 링컨기념관 앞에서 통행을 막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이틀 앞둔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는 고요한 적막감만 감돌았다.

간간이 조깅이나 산책을 하는 일반인 모습이 보였지만 그 숫자는 주방위군과 경찰보다 적었다.

이날이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 탄생 기념일로 공휴일인 탓도 있었지만 20일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을 앞두고 약 2만5000명의 주(州)방위군과 경찰이 시내 곳곳에 배치된 것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병력 배치는 첫 흑인 대통령 탄생으로 테러 우려가 제기됐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009년 취임식 때 인원의 2.5배에 해당한다.
의사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이틀 앞둔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내셔널 몰 주변 도로는 폐쇄됐고, 도로와 보행자 보도 사이에 약 3m 높이의 펜스가 설치돼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링컨기념관부터 연방의회 의사당을 잇는 내셔널 몰은 사실상 완전히 폐쇄됐다. 내셔널 몰에 들어갈 수 없도록 약 3m 높이의 펜스가 설치됐을 뿐 아니라 링컨기념관에서 의사당을 잇는 보행자 도로도 펜스에 의해 2중·3중으로 차단해 동서남북으로 통행이 불가능해졌다.

시내 13개 지하철이 폐쇄된 상황에서 인근 역에 내려 도보로 내셔널 몰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방법이 사실상 차단될 것이다.

내셔널몰 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이틀 앞둔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내셔널 몰 주변 보행자 보도가 약 3m 높이의 펜스로 2중·3중 차단돼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내셔널 몰 인근 지역도 허가된 사람·차량만 제한적으로 이동하는 등 극도의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주방위군과 경찰은 주요 도로뿐 아니라 2차선 도로까지 차단하고 통행을 막거나 제한했다.

전미여객철도공사(암트랙)는 미 북동 지역 열차가 19일과 20일에 의사당 인근 유니언역에서 운행이 종료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 같은 계엄령을 방불케 하는 초유의 조치는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미 연방수사국(FBI)이 취임식을 전후해 워싱턴 D.C.와 50개주 의사당 인근에서 무장 시위가 계획돼 있다고 경고한 것이 작용했다.

워싱턴 주방위군
미국 주방위군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도로를 차단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하지만 워싱턴 D.C.에만 중동 주둔 미군보다 많은 병력이 배치된 탓인지 주말부터 이날까지 전국적으로 이렇다 할 시위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주도(都) 리치먼드에서는 매년 수천명의 총기 소유 옹호론자들이 모이는 ‘로비(Lobby) 데이’ 행사가 개최됐는데 반자동 무기를 공개적으로 들고 다니는 극우파 ‘프라이드 보이즈’ ‘부걸루(boogaloo)’ 회원
등 50명 미만이 참석하는 데 그쳤다.

부걸루 회원 약 10명은 전날 미시간주 랜싱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가지기도 했다.

무장시위
미국 민간 무장세력 ‘부걸루(boogaloo)’ 회원들이 17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랜싱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가진 후 해산하고 있다./사진=랜싱 A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당국이 폭력에 대비하고 주방위군을 배치했으며 각주가 선제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후 이날 전국적으로 주의회 의사당 바깥에서 소규모 시위만 벌어졌다고 전했다.

취임식까지 아직 이틀이 남아있고, 취임식 이후에도 폭력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그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 시위대를 훨씬 능가하는 화력을 갖춘 병력이 배치된 것이 주원인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폭력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했고, 일부 지지자들도 ‘폭력 시위대’라는 프레임에 빠질 수 있다며 ‘무장 시위’를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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