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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코로나19 초기대응 기록 다큐멘터리 ‘코로네이션’, 제네바 국제인권영화제에서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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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 베른 통신원

승인 : 2021. 03. 15. 15:21

"우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중국 정부 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 한다"
시민 12명이 비밀리에 직접 촬영, 감독은 유럽서 원격 디렉팅
중국의 압박 받은 서양에서도 영화 상영 모두 거절 당해
코로네이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우한을 전면 봉쇄한 중국 정부의 초기 대응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코로네이션’의 한 장면이다. /사진제공= 아이웨이웨이 감독 홈페이지 (aiweiwei.com/coronation) 화면캡쳐
아이웨이웨이 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코로네이션(Coronation)’이 제네바 국제인권포럼영화제(FIFDH)에서 최초로 상영됐다. 이 작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대응을 다룬 첫 다큐멘터리로 수개월 간 봉쇄된 중국 우한의 모습을 담았다.

코로네이션은 지난 2020년 봄 우한 도시 전체가 봉쇄된 첫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발생 초기 중국 정부의 은폐, 준비되지 않은 의료시스템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에 대해 비판하고 3개월간 지속된 도시 봉쇄와 단절, 그로 인해 버려지고 잊힌 사람들을 조명했다.

작품을 제작한 아이웨이웨이 감독은 중국 현대예술가 겸 건축가이자 활동가다. 2000년대부터 중국 정부의 부패와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활동을 해왔다. 지난 2003년 사스(SARS)가 중국에서 유행했을 때나 2008년 쓰촨 대지진 때도 당시 중국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기록물을 만들었다. 이런 정부 비판활동으로 그는 중국 정부에 체포되기도 했다. 거듭된 정치적 탄압에 2015년 독일로 출국한 뒤 현재는 포르투갈에 체류 중이다.

영화 ‘코로네이션’이 원격으로 제작된 까닭이다. 이 영화는 실제 우한 시민 12명이 비밀리에 촬영했다. 아이웨이웨이 감독은 유럽에서 매일 시민들이 촬영한 영상과 이미지를 확인하며 감독했다. 시민들의 영상은 단 며칠 만에 세워진 병원을 비롯해 우한 시내 중환자실 상황과 중국 정부의 대응 현장을 기록했다. 또 병원 안에 머물러야 하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삶, 봉쇄된 우한 시내 택배기사, 아버지 유골을 받아든 아들의 모습, 가족이 있는 우한시로 돌아오고 싶어도 돌아올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다양한 개인 이야기를 그려진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의 영향으로 개인과 사회가 직면한 변화를 보여주고 중국의 사회 통제와 위기관리 능력을 명확히 기록했다.
13일(현지시간)에는 영화제 홈페이지·유튜브·페이스북을 통해 아이웨이웨이 감독과 인터뷰가 생중계됐다. 감독은 “촬영에 참여한 시민 안전을 위해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했고 굉장히 조심스러운 작업”이었다고 돌아보며 “이동이 금지된 봉쇄상황 때문에 촬영과 소통 자체가 굉장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작품이 완성된 이후 해외에서 부딪쳤던 어려움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처음 영화에 대한 주요 배급사나 여러 국제영화제의 반응이 굉장히 긍정적”이었다던 감독은 하지만 이후 “영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중국 자본이 세계 영화산업을 지배하면서 국제영화제 같은 곳에서도 “중국의 눈치를 본다”고 안타까워했다. 자체 검열을 하거나 압력을 받고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코로네이션은 중국 정부 압박과 이해관계 때문에 넷플릭스나 아마존 같은 온라인 플랫폼과 계약을 할 수 없었고 뉴욕·토론토·베를린 등 주요 국제영화제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아이웨이웨이 감독은 “서양이 자본과 이윤추구를 위해 자유를 포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iweiwei director
제 19회 제네바 국제인권포럼영화제는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인 아이웨이웨이 감독을 초청하여 1시간 가량 이어진 감독과의 대화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하였다. /사진제공 = 제네바국제인권포럼영화제 유투브 채널(FIFDH GENEVE) 생중계 화면캡쳐
박수정 베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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