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미, 총자산 1조달러 러 은행 제재...첨단기술 러 수출 금지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koreanwave.asiatoday.co.kr/kn/view.php?key=20220225010013801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2. 02. 25. 05:02

바이든 대통령, 우크라 침공 러시아 3차 제재 발표
러 2대 은행 등 1조달러 러 은행 제재
"러, 달러·유로·파운드·엔화 거래 제한"
"푸틴, 독재자, 전쟁 선택" 비판
미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16일(현지시간) 첫 정상회담을 위해 스위스 제네바의 고택 ‘빌라 라 그렁주’에 도착해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제네바 AP=연합뉴스
미국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제3차 제재를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러시아의 주요 은행들과 러시아에 대한 하이테크 수출을 제한하는 새로운 제재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제재가 러시아 2대 은행인 VTB 등 총자산 1조달러를 보유한 러시아 은행을 대상으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또한 4개 주요 은행을 더 차단한다”며 “이는 이들의 미국 내 모든 자산이 동결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 러 2대 은행 등 90개 금융기관, 미 금융 시스템 이용 거래 금지...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배제 미포함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러시아 최대 스베르방크와 2위인 VTB 등 두 은행을 포함한 90여개 금융기관이 미국 금융 시스템을 통해 거래할 수 없게 된다. 두 은행의 총자산만도 전체 러시아 은행 자산의 과반인 것으로 전혀졌다.

재무부에 따르면 러시아 금융기관들은 전 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460억달러(55조4070억원) 규모의 외환 거래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80%가 미국 달러로 이뤄진다. 또 국제 교역의 약 절반이 달러로 진행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즉시, 그리고 장기간에 엄격한 대가를 부과한다며 장기적인 영향을 극대화하고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달러·유로·파운드·엔화로 이뤄지는 러시아의 비즈니스 능력을 세계 경제의 일부로 제한하고, 러시아군의 자금 조달과 성장 능력을 중단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금융기관을 전 세계 1만1000개 은행이 사용하는 결제 네트워크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배제하는 것은 지난 22일 제1차 제재에 이어 이번에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 러에 첨단기술 수출 금지...화웨이 무력화 ‘해외직접제품규정’ 적용, 미국산·미국 기술 사용 제품 수출 금지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인공지능(AI) 등의 수출 규제를 통해 21세기 첨단 경제에서 경쟁하는 러시아의 능력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경제적·전략적으로 러시아에 큰 타격을 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를 거의 무력화시킬 때 한번 사용된 ‘해외직접제품규정(foreign direct product rule)’을 인공지능(AI)과 양자 컴퓨터부터 민간 항공우주까지 러시아의 전략적 산업에 적용하는 방안이다.

미 상무부는 러시아의 국방·항공우주·해양 분야를 주로 겨냥했다면서 반도체·컴퓨터·통신·정보보안 장비·레이저·센서 등이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FDPR에 따라 미국 밖의 외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제조 과정에서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장비나 소프트웨어·설계를 사용했을 경우 수출이 금지된다.

이에 따라 반도체 등 한국 제품의 러시아 수출도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크렘린궁과 관련된 다른 러시아 지배층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제재와 관련,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제재의 현실에 직면해 있다”며 “군사 공격과 달리 제재는 적을 약화시키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 주식시장과 루블이 폭락했다고 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잘 아는 인사들은 푸틴 대통령이 경제적 피해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 나토 지원 위해 독일에 미군 7000명 추가 파병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유럽 회원국의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미군의 추가 독일 파병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나토 지원을 위해 독일에 약 7000명의 미군 배치를 명령했다고 미 국방부 관리가 말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기 위해 유럽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며 러시아에 군사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 바이든 “미·러 관계 완전 단절..전쟁 선택한 ‘침략자’ 푸틴과 대화 계획 없어”

바이든 대통령은 미·러 관계가 지금 완전히 단절됐고, 푸틴 대통령과 대화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현 상황이 신냉전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했다. 러시아와의 관계가 크게 경색되는 것을 회피하려는 ‘신중한’ 지도자의 면모가 엿보인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침략자’라며 전쟁을 선택했다고 비판하면서도 그가 전날 TV연설에서 러시아의 행보에 관여하려는 서방에 대해 핵공격 위협을 시사한 데 대해선 “그가 무엇을 위협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외부에서 진행 중인 사건에 개입하려는 유혹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몇가지 매우 중요한 말이 있다”며 “누구든지 우리에 개입하려고 하고, 더 나아가 우리 국가와 국민을 위협을 가하려는 사람은 러시아의 대응이 즉각적이며 당신의 역사상 결코 경험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여러 최첨단 무기에서 확실한 이점을 가진 가장 강력한 핵보유국 중 하나라는 것을 세계에 상기시켰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의도가 구소련을 재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선 상황에 따라 원유 비축을 추가로 방출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가 미국 기업과 주요 인프라에 대해 사이버 공격을 하면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