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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방송3법·전세사기법… 巨野, 몰아치는 입법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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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준 기자

승인 : 2024. 06. 25. 18:10

법사위·국토위 등서 단독 의결
여야 갈등에 잇따라 파행·불참
국민의힘 "숙려기간 무시한 처사"
[포토] 대화하는 정청래·유상범·김승원
2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청래 위원장(맨 앞)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뒤 왼쪽), 야당 간사인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논쟁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이 마무리되고 국민의힘이 상임위에 복귀하면서 '입법독주'에 한층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해 폐기된 법안을 중심으로 '6월 임시국회 입법 처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여당과의 협치를 건너뛰는 것은 물론, 법안의 숙려기간을 없애면서 '졸속 입법'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원 구성 마무리 후 첫 국회 상임위가 열렸지만 여야 간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으며 곳곳에서 파행이 빚어졌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발에도 방송3법과 방통위법을 강행 처리했고, 입법청문회 연기 요구가 묵살당한 국민의힘은 국토교통위원회에 불참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단독 임명했고, 지난 19일 야당 단독으로 과방위 전체회의를 연 후 '방송4법'을 의결해 법사위로 회부했다. 민주당이 이날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로 넘긴 방송4법은 지난 21대 국회 때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됐던 대표적인 법안이다.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회의 이사 수를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확대하는 내용이, 방통위 개정안은 의결 정족수를 현행 상임위원 2인에서 4인으로 늘리는 내용이 각각 핵심이다. 국회 의사일정에 복귀한 국민의힘은 '다른 법과의 형평성' 등을 지적하며 법안2소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촉구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헌법에서 정한대로 국회 의사결정은 다수결로 한다"며 야당 주도로 법안이 단독 통과된 데 힘을 실었다.

민주당의 입법 독주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펼쳐졌다. 민주당은 이날 국민의힘 불참 속에 '전세사기 특별법 입법청문회'를 단독으로 열었다. 민주당 소속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은 이날 민주당 단독으로 입법청문회가 개최된 데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오늘 (청문회는) 일단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특히 맹 위원장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을 향해 "정부여당의 전세사기법 개정안을 제출하지 않는다면 위원회 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맹 위원장 발언에 앞서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상임위 회의 전 "의사일정을 일방적으로 정했는데 거기에 여당을 들어오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라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당초 국민의힘 국토위 상임위원들은 원 구성 협상이 수용됨에 따라 참석이 예상됐으나 '청문회 연기 요구'를 민주당으로부터 거절당하자 불참을 택했다.

민주당이 지난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단독 의결시킨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은 여당의 반발을 넘어서서 근로자·사용자간 균형을 무너트릴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노란봉투법엔 '불법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노조의 권한이 대폭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

민주당의 독주에 경제단체가 제동을 걸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서울 경총회관에서 '노조법 개정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이 경영계 의견을 무시하고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21대 국회의 개정안보다 더 심각한 개악안을 상정시켰다"며 "노사 관계 파탄을 넘어 국가 경제까지 위태롭게 될 것으로 우려돼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국민적 우려가 크고 의견이 첨예한 법안에 대해서 상임위를 통해 더욱 신중한 논의를 거쳐야 하는 것이 당연한 절차가 아닌가"라며 "민주당의 입법 독주는 법안의 숙려기간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 역시 폭주와 오만함을 거두고 진실규명에 협조하는 것이 공당다운 최소한의 모습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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