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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대치에 장기화 피해 속출… 의료계 “인력난부터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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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영 기자

승인 : 2024. 09. 19. 17:55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조차 못 해
2025학년도 의대정원 논란 계속
환자단체 "아프다는 이유로 비참"
환자 이송하는 구급대원
1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119구급대원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연합
의정 갈등이 지속되면서 추석 연휴 이후에도 일부 응급실 진료 제한 등 환자 피해가 이어질 전망이다. 의정갈등 해결 없이 비상진료체계만으로 환자 피해를 막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환자들은 응급실 문제를 축소시키는 정부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재검토를 주장하는 의료계 모두 지적하며 비참한 상황을 토로했다.

19일 아시아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해 지난 2월 전공의들이 대거 이탈한 데 따른 의료공백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6개 국립대병원(본·분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의료대란이 심각해진 지난 8월 기준 국립대병원 응급실 가동률(병상 포화지수)은 46.74%로 지난해 평균 응급실 가동률 70.56% 대비 약 23%p 줄었다. 특히 지방 국립대병원 응급실 가동률은 수도권 국립대병원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에 응급실 뺑뺑이로 불리는 응급실 재이송 건수도 급증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올해 1월부터 8월 20일까지 응급실 재이송 건수가 3597건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재이송 건수 4227건의 85.1%를 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4일 구급대는 양수가 터진 임신 25주차 여성 진료를 전국 75개 병원에 요청했지만 의료진 부족으로 거부당했다. 해당 여성은 6시간이 지나서야 진료 받을 수 있었다. 전공의 이탈은 응급실 진료 제한 뿐 아니라 배후 진료 공백 문제도 발생시키고 있다.

의정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여야의정협의체는 출범조차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 대한의사협회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등 의료단체는 공동으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하는 정부의 태도 변화 없이 여야의정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은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2025학년도 의대 정원'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지만, 대통령실과 정부는 수험생 혼란을 일으키기에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비상진료체계, 의료개혁 등을 통해 의료공백에 대응하겠다는 의견이지만 의료계는 비상진료체계와 경증환자 분산 정책은 근본 대응책이 아니고 전문의 중심병원도 전공의 없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정부 의대증원에 반발해 집단 사직 방식으로 병원을 떠난 1만 여명의 전공의 대부분이 돌아오지 않았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비상진료체계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의료공백 대책으로 내세운 전문의중심병원은 전문의가 될 전공의가 없는 상황이며 경증환자가 응급의료센터 이용 시 본인부담금 인상도 근본 해결책은 못된다"며 "상급병원 의료 인력 부족을 해결하지 못하면 피해가 더 악화될 것이다. 전공의가 돌아오도록 정부의 전향적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환자들은 의정이 대치하는 상황이 참담하다고 밝혔다. 식도암 4기 환자인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일부 환자들은 최근 응급실 수용 거부로 결국 진료 받지 못했다. 환자들은 추석 기간 아프지 않기 위해 덜 먹고 덜 움직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응급실 문제를 축소시키고 있고, 의사들은 가능하지 않은 2025년 정원 재논의 없이는 대화가 불가하다며 환자 목숨을 볼모 삼고 있다. 아프다는 이유로 비참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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