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위중" 표현 첫 공식 사용
양쪽 폐에 폐렴… 지난 14일 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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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은 교황이 의식은 있지만 호흡을 돕기 위해 '고유량(high flows)' 산소 공급을 받고 있으며 혈액 검사에서 혈소판 수치가 낮게 나타나 수혈도 받았다고 공식성명을 통해 밝혔다. 혈소판은 혈액 내 작은 세포 조각으로, 혈액 응고와 출혈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어 "교황의 상태는 여전히 위중하다"고 밝혔는데 교황청이 공식 성명에서 '위중(critical)'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처음이라고 AP·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성명은 또 "교황은 여전히 의식을 유지하고 있으며 하루를 의자에 앉아 보냈지만, 어제보다 더 고통을 겪고 계신다. 현재로서는 예후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며칠간 호흡 곤란을 겪은 후 지난 14일 이탈리아 로마 젬엘리 병원에 입원했으며, 양쪽 폐에 폐렴이 발생한 것으로 진단됐다.
의료진은 현재 교황에게 가장 큰 위협은 패혈증(혈액 세균 감염) 발생 가능성이라고 진단했다. 패혈증은 폐렴의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장기 부전과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전날 기준 교황에게 패혈증의 징후는 없으며, 현재 복용 중인 약물에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교황의 의료진은 밝혔다.
교황청은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교황이 오는 25일에도 성 베드로 광장에서 순례객들과 함께하는 삼종기도(Angelus) 행사에 참석하지 못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2주 연속 해당 행사에 불참하는 것이다. 건강상의 이유로 교황이 두 차례 연속 삼종기도를 거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처음에 바이러스성, 박테리아성, 곰팡이 감염이 복합적으로 발생한 호흡기 감염을 진단한 뒤, 양쪽 폐에서 폐렴이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절대 안정과 함께 필요 시 산소 공급이 병행되고 있다.
한편 의료 브리핑에서 교황의 주치의들은 그의 연령과 건강 상태로 인해 폐렴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젬엘리 병원의 수석 의료진인 세르지오 알피에리 박사는 폐 감염이 혈류로 확산돼 패혈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으며 "이 경우 극복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최근 2년간 건강이 악화되어 여러 차례 병원 치료를 받아왔다. 그는 젊은 시절 늑막염을 앓아 폐 일부를 절제한 이력이 있어 특히 폐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 고위 성직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과 추측을 불식시키기 위해 나섰다. 현재 교황이 건강상 이유로 직무 수행이 어려워질 경우를 대비한 명확한 교회법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본인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질 경우를 대비해 사임 서한을 미리 작성해 두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