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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쿠슈너 방문’ 맞춰 팔레스타인 주택 건설 승인, 빛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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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승인 : 2019. 08. 01. 14:34

Israel West Bank Crossing <YONHAP NO-1925> (AP)
사진출처=/AP, 연합
이스라엘이 지난 7월 30일(현지시간) 늦은시간 이스라엘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주택 715채를 건설하는 계획안을 승인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한 주택단지를 짓는 안을 승인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위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수석보좌관이 이-팔 문제 해결을 위해 이 지역을 찾는 시기에 맞춰 미국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내놓은 손짓으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NYT)의 지난 3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주민을 위한 주택이 건설될 곳은 이스라엘이 완전한 통제권을 갖고 있는 일명 C구역으로 나타났다. 현재 요르단강 서안지구는 팔레스타인이 완전히 통제하는 A구역, 이스라엘이 치안을 담당하고 팔레스타인이 민정을 담당하는 B구역, 이스라엘이 완전히 통제하는 C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이 C구역은 서안지구 전체 면적의 3분의 2나 되는데다 그 사이사이에 A구역과 B구역이 점점이 박혀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정착촌 건설을 추적하는 이스라엘 좌파단체 피스나우(Peace Now)에 의하면 이 C구역에서 지난 10년 간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한 건축물이 허가된 것은 겨우 열개 남짓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2016년이 마지막이었다.

이스라엘 정치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쿠슈너 수석보좌관의 방문에 맞춰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주택을 승인했으며, 이는 쿠슈너가 자신이 준비한 이-팔 평화안을 주변 아랍국 지도자들에게 설득하는 것을 돕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당국은 조만간 이 C구역에 유대인 정착민들을 위한 6800채의 주택 건설도 승인할 전망이다. 올해 이미 유대인을 위한 이주주택 3700채가 승인된 바 있으며 여기에 6800채가 더해질 경우 2019년은 1년 간 가장 많은 유대인 정착주택이 지어진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4월 총선에서 승리를 거뒀으나 결국 집권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9월 17일 다시 총선을 치루게 됐다. 선거가 채 6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정착촌 주민들을 포함한 우파 유권자들에게 잘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

한편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이스라엘의 이같은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주택 건설이 전혀 달갑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지인 팔레스타인 영토를 ‘더 많은 정착촌을 건설하기 위한 지역’으로 취급하고 있음을 나날이 증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 자체가 불법이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주택 건설을 ‘허락해 줄’ 권한 자체가 없다는 주장이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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