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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희비, 스푸트니크V ‘뜨고’ 아스트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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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승인 : 2021. 02. 0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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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코로나19 백신이 지난 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라말라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서 러시아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가 주목받고 있다.

당초 스푸트니크V는 지난해 가장 먼저 출시됐지만 국제사회에서 손가락질을 받았다. 임상을 완료하고 결과를 공표하기도 전에 백신접종이 실시된 탓이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다른 백신들이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 때맞춰 과학적인 검증이 완료됐기 때문이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센터’ 연구진이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에 게재한 임상 3상 시험 결과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1만9866명을 대상으로 백신을 2회 접종한 결과 스푸트니크V 백신은 91.6%의 높은 효능이 나온 것으로 입증됐다. 랜싯은 이 백신이 60세 이상 고연령층에도 91.8%의 효과를 낸다고 덧붙였다. 스푸트니크V의 효과는 95%의 효능을 보이는 미국 화이자나 모더나(94.1%) 백신에 버금간다.
뿐만 아니라 스푸트니크V는 특별한 부작용이 없고 저렴하며 유통·보관도 용의하다. 이 백신을 맞은 군에서는 중증 후유증이나 사망자가 없었다고 알려졌다. 가격은 약 20달러로 모더나(50~74달러)와 화이자(40달러)의 반값이다.

무엇보다 화이자나 모더나 등 영하 70도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리보핵산(mRNA) 백신과 달리 일반 냉장보관(2~8도)이 가능하다. 가정용 냉장고로도 보관이 된다는 것이다. 액상은 영하 18도에서 6개월가량 보관할 수 있다.

이안 존스 영국 리딩대 바이러스학 교수와 폴리 로이 런던 위생 열대의학대학원 교수는 랜싯에 게재된 논문에서 “스푸트니크V는 급히 서둘러서 부실하게 개발됐고 개발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임상시험 결과는 물론 스푸트니크V 개발 원리 또한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이제 인류에게 코로나19와 싸울 또 하나의 무기가 생겼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장점들로 스푸트니크V 백신은 현재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헝가리와 멕시코 등 17개국으로부터 사용을 허가받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는 지난 2일 “EU가 승인한다면 러시아산 백신도 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한국 정부가 24일부터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라고 밝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고령층 효과 논란에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접종보류 판정을 받았다.

앞서 옥스퍼드대와 남아공 비트바테르스란트대 연구진이 2026명을 대상으로 1·2상 시험을 한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하는 방식으로는 ‘B.1.351’이라고 불리는 이른바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경증과 중등증 발현을 막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샤비르 마디 요하네스버그 위트워터스랜드대 백신학과 교수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우리의 기대를 재조정할 때가 됐다”며 “코로나19는 계속 변이할 것이며 대량 예방접종 캠페인의 목표를 재고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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