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개편안 발표 뒤 우리 사회는 벌집 쑤신 듯 뒤숭숭하다. 주 52시간 제도 개편을 두고 세대별, 업종별로 공감대는커녕 접점 없이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고용부는 "집중적으로 일하고 쉴 때는 길게 쉬자"는 취지로 젊은 세대가 원한다고 개편 명분을 제시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20~40대 MZ세대 근로자들은 정부 개편안을 반대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정부 개편안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개편안 보완을 전격 지시했다.
중소기업계의 경우 주 52시간제 개편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던 터라 정부 개편안을 환영하고 나섰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설문조사 결과 최대 근로시간 개편에 대해 3분의 2에 해당하는 65.7%가 60시간을 꼽았다. 반면 MZ세대는 주 52시간 개편에 대해 부정적 견해가 강하다. 한 채용 플랫폼이 20~39세 대상 설문조사에서 '주 60시간 이상 근무제' 시행에 대해 93.1%가 '부정적이다'라고 답했다. 적정 주당 근로시간에 대해 50% 이상이 52시간 미만의 근로시간을 답했다. 35~40시간 37.6%, 40~45시간 26.7% 등 순으로 나타나 과반이 넘었다.
MZ세대는 더 많은 시간 일해도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공짜 야근에 더해 장시간 노동이 일상화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가 20~40대 근로자들의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가 시작한 노동개혁이 다시 점화될 수 있도록 일반 근로자들, 특히 여론 형성의 중심축인 MZ세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이들의 공감대 없이는 노동개혁이라는 지난한 과제를 풀어낼 수 없다. 합당한 개편안 마련에 실패할 경우 노동개혁은 추동력을 잃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