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는 한국인들이 핵무기를 포기한 뒤 침공당한 우크라이나와 같은 처지가 되는 것을 우려한다고 했는데 핵 불안감을 정확히 짚었다는 평가다. 신문은 또 "한국 지도자들이 미 전술핵의 한국 재배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식 핵 공유 협정 체결, 자체 핵 개발 등을 논의해 왔다"고 전했는데 한국에선 국민의힘 중심으로 핵무장 얘기가 계속 나온다.
신문은 미국이 프랑스·영국·이스라엘·인도·파키스탄 등 우호 국가의 핵 보유는 허용하고 이란·북한 등 불량 국가들의 핵 보유는 단연코 반대해 왔다며 한국이 핵을 보유해도 이런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핵 보유는 한국이 결정할 일이다. 미국은 압박을 자제하고 민주주의 동맹국이 내리는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북핵 위협이 가중되면서 국내에서도 자체 핵무장 여론이 70%를 넘는다. 미국이 자국 도시가 공격당하는 것을 감수하면서 한국을 핵으로 지켜줄지 의구심도 커진다. 내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하면 주한미군 철수 얘기가 또 나올 수 있는데 이 역시 핵무장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핵만이 북한 핵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게 국민들의 생각이다.
핵 위협이 도를 넘자 한·미 정상이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데 유력 언론이 핵무장을 지지하고 나서 대미 협상에서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이런 여론을 확산시키며 미국 상대로 설득작업도 펴야 한다. 미국은 핵확산을 우려하지만 우리에겐 핵이 발등의 불, 생사의 문제다. 한국이 핵무장을 한다는 얘기만으로도 북한·중국·러시아는 견제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