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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란 소각’ 후폭풍 일파만파…이슬람권 반발에 꼬리내린 스웨덴

‘쿠란 소각’ 후폭풍 일파만파…이슬람권 반발에 꼬리내린 스웨덴

기사승인 2023. 07. 0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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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이슬람 혐오 행동 규탄…정부 견해와 달라"
이슬람협력기구, 공동행동 예고…"종교혐오 금지해야"
PAKISTAN PROTEST SWEDEN KORAN <YONHAP NO-0251> (EPA)
스웨덴 모스크 인근에서 이슬람교 경전인 쿠란이 불에 태워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스웨덴 국기를 소각하는 맞불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사진=EPA 연합
수도 스톡홀름의 모스크(이슬람 사원) 앞에서 벌어진 이슬람교 경전 쿠란 소각시위에 대해 이슬람권의 반발이 거세지자 스웨덴 정부가 종교적 혐오를 허용하지 않는다며 다급히 사태 진화에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스웨덴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스웨덴 정부는 자국에서 발생한 개인의 시위가 이슬람 혐오(Islamophobic) 행동이며, 무슬림에게 불쾌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행위는 스웨덴 정부의 견해를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으며, 정부는 해당 행위를 강하게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외무부는 "쿠란 등 신성한 문서를 태우는 것은 모욕적이고 무례한 행동이며 명백한 도발"이라고 인정하고, "인종차별주의 혹은 외국인 혐오, 이와 관련된 배타적 행위들이 스웨덴이나 유럽에서 설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스웨덴에는 헌법적으로 보장된 집회, 표현, 시위의 자유가 있다"며 당국의 시위 허가에 대한 비판을 일축했다.

스웨덴 정부의 규탄 성명은 앞서 이슬람협력기구(OIC)가 쿠란 소각시위에 대해 공동행동을 취하겠다고 경고한 가운데 나왔다. 이슬람 최대 국제기구인 OIC는 이슬람 시아파 맹주 국가인 이란과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이슬람권 57개 국가로 구성된다.

OIC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쿠란 소각 사태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회의는 비열한 행위에 대한 이슬람권 국가들의 대응 조치를 논의하고, 쿠란 모독에 따른 단결된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OIC는 성명을 통해 쿠란을 모독하는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단결된 공동행동에 나설 것을 회원국들에 촉구했다.

히세인 브라힘 타하 OIC 사무총장은 쿠란에 대한 모독행위가 가볍게 여길 사건이 아니며 "모든 종교적 혐오를 확실하게 금지하는 국제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란은 스웨덴 주재 대사 파견을 연기하기로 했다. 이날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주스웨덴 대사 파견과 관련한 행정절차는 끝났지만, 스웨덴 정부가 쿠란을 모독하는 시위를 허가했기 때문에 파견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라크, 쿠웨이트, UAE, 모로코 등은 자국 주재 스웨덴 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최대 명절 알 아드하인 지난달 28일 이라크계 스웨덴 국적자인 살완 모미카(37)는 스톡홀름 모스크 앞에서 쿠란 내용을 비판하며 소각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당초 시위를 허가한 스웨덴 경찰은 쿠란 소각이 모스크와 근접한 장소에서 이뤄졌다고 지적하며 '특정 종교집단을 겨냥한 소요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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