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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중 반도체 전쟁’ 넘을 컨틴전시 플랜 절실

[사설] ‘미·중 반도체 전쟁’ 넘을 컨틴전시 플랜 절실

기사승인 2023. 07. 0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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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중 사흘을 앞두고 반도체용 희귀금속인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다음 달 1일부터 통제하기로 함에 따라 '미·중 반도체 전쟁' 확산이 예상된다. 중국이 수출통제법, 대외무역법 등을 근거로 갈륨과 게르마늄 관련 품목에 대해 허가 없이 수출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반도체 원료 금속 수출 통제 조치로 해석되는 만큼, 세계 반도체 업계가 불확실성의 늪으로 빠져 들어갈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고 봐야 한다.

갈륨은 핵심적 산업원료로 집적회로, 발광다이오드(LED), 태양광 패널용 광전지 패널 등에 사용된다. 특히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산화갈륨과 질화갈륨도 갈륨 관련 품목에 포함됐다. 게르마늄 역시 광섬유와 적외선 카메라 렌즈 등에 필수적인 금속이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80%를 점하고 있어 수출 통제 여파가 예상외로 클 수 있다. 한국 등 전 세계 반도체업계가 미·중 협상에 지대한 관심을 쏟는 이유다.

이번 조치는 미국 주도의 첨단 반도체 생산 장비 대(對)중국 수출 통제에 맞서 중국이 꺼내들 수 있는 강력한 맞불 카드로 해석된다. 중국이 옐런 방중 사흘 전 발표한 점을 미뤄볼 때 양측의 협상 여지가 충분히 남아 있어 세계 반도체시장 자체가 깨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다고 반도체 핵심 수출국인 우리로서는 마음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미국 주도의 중국 배제 움직임이 계속될 경우 중국의 맞불도 거세질 게 뻔해 언제든지 반도체 원료난이 야기될 가능성은 크다. 그렇게 되면 모처럼 회복세를 타는 우리의 반도체 수출이 험로를 걸을 수도 있다. 정부와 반도체업계는 '컨틴전시플랜'을 세워 격변하는 반도체 전쟁 파고를 넘을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반도체업계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 원료 조달 다변화 등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광범한 대책을 서둘러 시행하기 바란다. 정치권은 원자재 공급망 강화를 목표로 한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안'(공급망기본법) 제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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