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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보다 넓은 면적 소실”…그리스 북동부 산불, EU 사상 최악 피해

“뉴욕보다 넓은 면적 소실”…그리스 북동부 산불, EU 사상 최악 피해

기사승인 2023. 08. 3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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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회원국에 소방 항공기 파견 요청…"상황 악화"
EUROPE-WEATHER/GREECE-WILDFIRE <YONHAP NO-4725> (REUTERS)
29일(현지시간) 대형산불이 발생한 그리스 에브로스 지역의 다디아 국립공원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올여름 들어 그리스 여러 지역에서 대형산불이 잇따르는 가운데 최근 북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의 피해 면적이 EU(유럽연합) 관측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보호국은 지난 19일 시작된 그리스 북동부 산불로 미국 뉴욕시보다 더 큰 면적인 810㎢가 소실됐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이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발라즈 우즈바리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그리스 북동부 에브로스 지역의 항구도시 알렉산드루폴리스에 화재 진압 항공기 11대와 헬리콥터 1대, 소방관 407명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또 그리스 화재 진압을 위해 다른 회원국에 항공기 24대와 헬리콥터 4대 등을 요청했다. 독일, 스웨덴, 크로아티아, 체코 등은 EU 긴급대응체제에 따라 소방 항공기를 파견했으며 프랑스와 스페인도 동참할 예정이다.

EU는 2030년까지 화재 진압을 위한 항공기 12대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우즈바리 대변인은 "산불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회원국 차원에서 더 많은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불이 번지고 있는 에브로스 지역은 튀르키예와 접하고 있는 지역으로, 매년 수천명의 이주민이 이곳을 통해 EU로의 밀입국을 시도한다. 이 때문에 이번 산불 참사로 인한 사망자 20명 가운데 18명은 이주민인 것으로 파악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아울러 에브로스에 있는 다디아 국립공원의 산불도 통제불능인 상황이라고 그리스 소방청은 설명했다. 다디아 국립공원은 검은대머리수리 등 희귀 조류 군락지로 유명하며 벌목, 양봉, 관광 등을 통해 에브로스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파나키오타 마라구 세계자연기금(WWF) 그리스 지부 책임자는 이번 산불로 다디아 국립공원의 최소 30%가 소실됐다면서 "이 국립공원은 높은 생물다양성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보호지역 중 하나"라고 우려했다.

지난달부터 그리스 전역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이어지면서, 대부분 지역에는 여전히 산불 위험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앞서 동남부 로도스섬에서는 산불 발생 열흘 만에 177.7㎢의 숲이 소실되고 관광객 2만명 이상이 긴급대피하기도 했다. 그리스 경찰은 현재까지 방화 혐의와 관련된 7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리스에서는 통상 여름철 산불이 자주 발생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산불이 기후변화로 더욱 악화했다고 진단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기후변화로 인해 고온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향후 산불의 빈도와 규모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시기가 빨리 시작되고, 피해 범위가 넓어지면서 산불 대응체계를 갖추지 못한 지역의 피해 규모가 급속하게 늘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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