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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매체 BFMTV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책가방 무게를 줄이기 위한 해결책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며 앞으로 1년 안에 학생들의 가방 무게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새 학기마다 프랑스 학부모 사이에선 자녀들의 학교 가방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책가방은 학생 몸무게의 10%를 넘거나, 11살 학생의 경우 4kg을 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6학년 학생들의 책가방 무게는 평균 8kg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학부모단체 회원인 메갈리 이셰는 BFMTV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니는 문제는 지난 40년 동안 바뀌지 않은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동부 바르 지역의 초등학교의 교장인 플로렁스 콩트는 "책가방 무게 중 90%는 공책이 차지하는데, 과목마다 각각 다른 공책을 쓰기 때문에 학생들은 최소 6~8권의 공책을 필수로 들고 다닌다"라고 설명했다. 콩트 교장은 "다양한 과목을 배우는 이상 그에 맞는 수의 공책을 사용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일"이라며 공책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국은 책가방 무게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우선 교과서를 두 권씩 배부해 한 권은 학교에, 다른 한 권은 가정에 두는 방안이 제기됐다. 숙제하기 위해 무거운 교과서를 집으로 갖고 가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하지만 교과서를 두 권씩 배부할 경우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커지게 된다. 또 학교에 교과서를 둘 수 있도록 사물함을 설치해야 해 추가적인 비용이 든다.
아탈 장관은 교과서의 디지털화를 제시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1년에 6~8유로(약 8500~1만1400원)를 내고 전자기기로 교과서를 볼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교사들은 교실에서 전자기기 사용이 늘어날 경우 학업 능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디지털화가 어려운 학교도 있어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학습 시간표 자체를 책가방 무게를 줄이는 방향으로 바꾸는 방안도 제기됐다. 하지만 공립교사협회의 캐서린 나브-베크티는 "학생들의 책가방 무게를 줄이기 위해 교사·학생·교실·시간표 등을 모두 바꿔야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생들의 책가방 무게를 줄이기 위해 하루에 4.5시간의 수학이나 프랑스어를 배우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중북부 센-생-드니 지역의 중학교 교장인 로렁 카프만은 "한창 성장하는 프랑스 학생들이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니는 것은 공중보건 문제와 직결된다"면서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한시라도 빨리 책가방 무게를 줄이기 위한 효과적인 대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