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러시아, 점령지 4곳 지방선거서 여당 압승…서방 “엉터리 선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koreanwave.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912010007190

글자크기

닫기

선미리 기자

승인 : 2023. 09. 12. 16:23

우크라 점령지 4곳 모두 통합러시아당 압승
야당 후보 구금·선거 조작 의혹…서방 "인정 못해"
UKRAINE-CRISIS/ELECTIONS-DONETSK <YONHAP NO-4197> (REUTERS)
1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러시아의 지방선거가 실시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에서 실시한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이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점령지 주민들의 절대적 지지라고 치켜세웠지만, 서방은 러시아 정부의 통제 하에 이뤄진 '엉터리 선거'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11일(현지시간)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남부 자포리자와 헤르손 등 4곳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통합러시아당이 모두 70%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전날 러시아는 전국 79개 지역에서 지방 행정수장과 자치의원 등을 뽑는 지방선거를 실시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령지 4곳에서도 첫 지방선거가 치러졌다.

통합러시아당은 자포리자와 도네츠크인민공화국에서 각각 83.01%, 78.03%를 득표했으며 헤르손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에서도 각각 74.86%, 74.64%의 지지를 얻어 야당인 러시아 공산당을 크게 따돌렸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지방선거의 평균 투표율이 43.5%로 2017년 이후 가장 높았으며 점령지 4곳에서 투표율이 훨씬 높았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통합러시아당 대표는 "모든 유권자들의 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특히 '새로운 지역'의 유권자들의 표는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면서 점령지 유권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국가원수가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선거결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점령지 탈환을 위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작전이 수행되는 가운데 치러진 러시아의 지방선거에 대해 서방 등 국제사회는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러시아의 불법적인 군사 통제를 정당화하려는 움직임과 우크라이나 영토 강제 병합 시도를 강하게 거부한다"고 밝혔다.

세바스티안 피셔 독일 외무부 대변인도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실시한 러시아의 '엉터리 선거'를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셔 대변인은 이번 지방선거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면서 "푸틴 정권은 수년간 언론과 집회의 자유를 억압해왔으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러시아의 '가짜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을 다른 나라들에 촉구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정부의 철저한 통제 하에 이뤄진 조작투표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러시아의 독립 선거감시기구인 '골로스'는 논란이 되고 있는 온라인 투표 시스템을 포함해 약 1100건의 부정행위가 접수됐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에 밝혔다.

스타니슬라프 안드레이추크 골로스 공동의장은 러시아 온라인 투표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모스크바 일부 투표소의 수거된 투표용지 수가 발행된 숫자와 일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야당 후보자들이 구금되거나, 선거 참관인들이 갑자기 군 징집 서류를 받는 일도 보고됐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달 골로스 공동의장인 그리고리 멜코니얀츠를 구금하고 그의 자택을 수색하기도 했다.

올해로 71세인 푸틴 대통령은 내년 3월 러시아 대선에서 재임을 노리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개헌 이전의 집권 횟수를 백지화시키는 개헌안을 통과시키면서 2036년까지 장기집권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선미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