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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 직거래로 물류비 줄고 수익 ‘쑥’… 농산물 유통 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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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은 기자

승인 : 2024. 05. 08. 18:04

농식품부 '온라인도매시장' 구매자 호응
도매법인·중도매인 없는 직거래 57%
수수료·하역비 등 유통비용 절감 효과
2027년까지 시장 거래규모 5조원 목표
하반기 수산물까지 포함해 품목 확대
공동구매 시스템 구축 등 활성화 계획

"중간 거래처 없이 바로 직거래할 수 있어 중간 단계에서 발생하는 거품이 사라질 것이다."(나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관계자)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은 산지와 직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장보고식자재마트 관계자)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농산물 유통거래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은 기존 도매시장과 달리 일정 자격 요건 충족 시 누구나 판매자, 구매자로 참여해 온라인 상거래를 할 수 있는 개방형 시장 플랫폼이다.
8일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존 도매시장은 해당 시장이 개설된 구역 내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의 거래만 허용해 경쟁이 제한적이고, 물류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면서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30일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을 출범했다"고 말했다.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은 정식 오픈한지 약 5개월이 안 됐지만 농산물 판매자와 구매자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올해 1월 1일부터 5월 1일까지 총 거래금액은 506억원을 달성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의 매력은 판매자와 구매자의 직접 거래이다. 산지와 소비업체(실구매자)가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는 직거래가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거래 비중의 57%를 차지하고 있다. 일례로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제주조공)과 온라인쇼핑몰 ㈜오아시스와의 직거래이다.

이와 관련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전용으로 3kg 및 5kg 감귤 상품을 개발한 제주조공은 중간단계 없이 오아시스의 성남물류센터로 직배송하여 납품하고 있다.

'산지→도매시장법인→실구매자' 즉 도매시장법인이 중도매인을 거치지 않고 실구매자 등에게 직접 판매하는 경로 역시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의 또 다른 형태의 거래 방식이다.

기존 '산지→도매시장법인→중도매인→실구매자'의 3단계의 유통 방식을 2단계로 줄인 것으로, 현재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에서 2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비지 업체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상품을 도매시장법인이 산지 직배송으로 납품해 도매시장으로 물건이 들어가지 않아 유통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 사례는 가락시장 청과도매시장법인 '동화청과'와 국내 대표 온라인쇼핑몰 11번가㈜와의 거래이다. 11번가는 동화청과로부터 올해 1월 청송사과, 아산배 등 5개 품목을 직접 납품받아 소비자들에게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또 다른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의 거래는 '산지→중도매인(중간도매상)→실구매자' 2단계로 진행되는 방식이다. 중도매인이 도매시장법인을 거치지 않고 산지에서 직접 수집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도매시장의 비중은 2% 수준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중도매인이 영농조합법인 등에서 농산물을 직접 구매해 진행하는 방식"이라며 "경매 과정이 없기 때문에 위탁수수료와 하역비를 절감할 수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다양한 거래 방식으로 운영되는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에 대한 현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방울토마토, 배, 멜론 등을 판매하는 나주조공 관계자는 "직거래할 수 있어 기존 납품방식과 비교했을 때 수수료가 없어 비용이 절감됐다. 수익도 10~15% 올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가락시장의 수수료만 아니라 4~5% 수준의 물류비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활성화되면 산지에서 많은 호응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지역의 구매업체 장보고식자재마트 관계자는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은 산지와 직거래할 수 있는 점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면서 "산지에서 직접 배송받아 신선한 물량을 구매할 수 있는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빨리 자리 잡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2027년까지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거래 규모를 현 가락시장 규모인 5조원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올해 하반기 수산물 거래 개시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거래 품목을 현재 가락시장 수준인 193개까지 확대한다.

판매자 가입 기준도 현재 연간 거래 규모 50억원에서 20억원까지 완화할 계획이다. 또한 판매자 가입 때 청과, 축산, 양곡 등 부류별 가입할 수 있도록 했으며, 선택한 부류 외 판매가 불가능했던 거래 부류 제한도 폐지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산지와 소비지에 있는 다수의 거래 주체를 조직화해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을 통한 직접거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품목 주산지별 거점 스마트 농산물 산지유통센터(APC) 100개소를 온라인 핵심 판매 주체로 육성을 추진한다.

중소형 마트·전통시장 등이 산지와 직거래할 수 있도록 농협·상인연합회 등을 통한 공동구매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서울 가락시장, 대구 북부시장 등 시설현대화 사업과 연계해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거래자를 위한 통합물류 기능 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도매시장에 단기저장·소포장·ICT 기반 재고관리 시설 등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사전 거래 정보를 기반으로 구색맞춤, 공동 배송 등 물류 서비스도 제공한다. 아울러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근거 법률 제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고, 분쟁조정·고객관리 등 시장운영자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
조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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