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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200만 찾는 해안공원에 ‘연구센터’라니… 주민들 반발

연 200만 찾는 해안공원에 ‘연구센터’라니… 주민들 반발

기사승인 2024. 08. 0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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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바위 공원 인근 국유지에 건립
주민들 "관광지 주변 경관 해칠 것"
연구소 "바다 인근 대체공간 없다"
전문가 "지역·환경과 조화 중요"
아들바위공원
강릉 주문진에 위치한 아들바위공원. 해안 산책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이정연 기자
빼어난 지질과 에메랄드빛 바닷물로 유명한 강릉 주문진읍 아들바위공원 인근에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질병예방 연구센터가 들어서는 데 대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연간 200만명이 찾는 자연명소를 갖춘 이곳에 관광지와 어울리지 않는 센터가 들어서게 된다는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을 건축할 때 지역 특색을 반영한 융복합적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5일 아시아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는 아들바위공원 인근 국유지에 국비 226억 여원을 투입해 수산생물 질병예방연구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통해 수입산 연어를 국내산으로 대체하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해당 센터는 국내 최초의 수산생물 백신 연구시설로 국내 수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문제는 이곳이 이미 생태관광으로 인기를 끄는 유명 관광지라는 점이다. 기자가 현장을 찾은 지난 3일 해안 산책 및 관광명소로 알려진 이 일대에선 스노쿨링을 즐기는 가족들이 붐볐다. 휴가철을 맞아 찾은 관광객들이 아들바위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지방소멸 위기에서 무엇보다 관광활성화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일부 생태경관을 해칠 수 있는 지역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강릉시 주문진읍 아들바위공원 인근에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원의 질병예방 백신연구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이정연 기자
지역 주민들은 당장 센터가 관광지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며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마광열 소돌어촌계장은 "주위 경관이 관광지랑 같이 어우러지게끔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지금도 주차난이 심한데 이를 해소해 주고, 주민이나 관광객들이 쉴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한다든지 주민들과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과원 동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주민들이 다른 곳에 건설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바닷가가 필요한 연구시설인데 다른 국유지가 없다"며 "아들바위공원 옆 유휴공간을 활용해 주차시설을 제공하고, 관광객 편의시설로 벤치나 큰 파라솔 등을 설치해 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른 곳에 건립 추진은 어렵지만 외관 등 일부 설계 변경의 여지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현재 설계는 60% 정도 완료로, 외관 변경은 내부 검토는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건축디자인의 트렌드는 지역 특색 및 인근 환경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며 "특히 공공기관이라면 지역민들의 접근성도 더 강화해야 하고, 다른 공공기능과의 융복합적으로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는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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