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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계 최상위권 16% 의대·한의대 진학…“의대쏠림·‘문과침공’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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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4. 08. 18. 11:54

서울대 등록 포기자 29명···의대·한의대 중복합격으로 빠졌을 듯
2025학년도, 의대증원·무전공 선발 확대에 더 심화될 듯
'의대 전문 상담'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동구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린 '2025학년도 강동구 진로진학박람회'에서 의대 전문 상담 관련 안내문이 놓여 있다./연합
지난해 시행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인문계열 최상위권 학생 가운데 16%가 의학계열로 진학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대 인문계열 학과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한 29명 중 대부분이 의대, 한의대로 진학한 것으로 추정됐다. 문·이과 통합 수능의 영향으로 이과생의 '문과침공'과 의대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은 18일 2024학년도 인문계 수능 1등급 학생(343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 포털 '어디가'에서 공개하는 상위 70% 컷(합격자 100명 중 70등의 점수)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343명 가운데 16.0%인 55명이 의대(8명·2.3%) 한의대(47명·13.7%)에 진학했다.

이화여대 의예과로 8명(2.3%)이, 경희대·대구한의대·동국대·원광대·상지대 한의예과로 47명(13.7%)이 진학했다. 상지대 한의예과가 15명으로 가장 많고, 경희대 한의예과 13명, 대구한의대 한의예과 10명, 원광대 한의예과5명, 동국대 한의예과(WISE캠퍼스) 4명이다.
이 가운데 경희대·대구한의대·원광대 한의예과는 사탐 과목 응시자만 지원 가능하지만, 상지대 한의예과와 이화여대 의예, 동국대 한의예과는 사탐·과탐 응시자 모두 지원할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사탐·과탐 모두 반영하는 대학에서는 문과 합격생보다는 이과 합격생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학에서 미적분·기하 선택 학생이 확률과통계 선택 학생보다 표준점수에서 우위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2024학년도 서울대 정시 합격자 중 경제학부 9명, 인문계열 8명, 아동가족학 5명, 경영대학 3명, 심리학과 2명, 정치외교학부 1명, 국어교육과 1명 등 총 29명이 서울대 등록을 포기했는데, 이들은 대부분이 한의대, 의대 등에 중복 합격에 빠져나갔을 것으로 추정됐다. 합격선을 보면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98.5점)와 경제학부(98.1점) 사회교육과(98.0점) 정치외교학부(97.9점) 사회학과(97.8점)가 상지대 한의예과(97.6점)보다 높았다.

2022학년부터 도입된 문·이과 통합 수능은 수학에서 문·이과 칸막이를 없애 이과생보다 수학 점수가 낮은 문과생들의 점수가 하향 조정된다. 이 때문에 수능에서 우위를 점한 이과생들이 상위권 인문계열에 대거 지원하면서 이른바 '문과 침공' 논란을 낳았다.

임 대표는 "문과 최상위권이 진학하는 학과들은 인문계열 학과로 분류되지만, 실제 상황은 자연계열 학생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실시되는 내년도 입시에서 의대 정원 증원과 무전공 선발 확대로 이과생들의 '문과 침공'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임 대표는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학계열로 진학하면 그 아래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 자연계열이나 무전공 선발에 지원하는 등 연쇄 이동이 예상된다"며 "최상위권 인문계열 학과들은 수시에서도 내신 고득점 학생을 인문계열 학생으로만 채우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종로학원이 지난달 21일 '2024학년도 대학 합격자들의 계열·등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수시 내신 기준 1.1등급이 합격선으로 형성된 대학 합격자 432명 중 97%(419명)가 자연계 학생으로 분류됐으며, 인문계열은 3%(13명)에 그쳤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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