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자유·평화’ 담은 공간으로… 시민의견 따른다

기사승인 2024. 08. 2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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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의견 수렴 결과 59% 찬성
참전용사 헌신 기리고 시민과 소통
내달 공모… 내년 9월 상징공간 준공
오세훈 "창의적 아이디어 받을 것"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자유민주주의와 인류평화를 상징하면서도 대한민국의 과거와 미래를 담은 대표공간을 조성한다. 6·25전쟁 참전용사의 헌신을 기리고, 대한민국 번영의 기틀이 된 희생을 기억하는 국가상징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지난 7월 15일부터 한 달여간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을 위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총 522건의 시민 제안이 접수됐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제안에 참여한 시민 중 59%(308건)는 국가상징공간 조성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찬성의 뜻을 표했다. 반대는 40.2%(210건), 기타는 0.8%(4건)로 나타났다. 시는 찬반에 대한 객관식 답변을 받는 여론조사 형식은 아니었다며, '광화문광장을 비워야 한다' '기존 상징물로 역사성은 충분하다'는 식으로 의견을 낸 경우 반대 입장을 표한 것으로 봤다.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적합한 상징물로는 41%(215건)가 태극기를 꼽았다. 이어 무궁화(11건), 나라문장(2건), 국새(2건), 애국가(1건) 등이었다. 이 외에도 훈민정음, 소나무, 역사정원, 6·25 참전국 국기, 독도 등 다양한 시민 의견이 제시됐다.

오세훈 시장은 "자유민주주의라는 무형의 가치를 어떻게 형상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태극기의 높은 위치로 상징해서 보여드리자고 한 것이었는데 반론이 많아 의견수렴절차를 거쳤다"며 "어떤 상징물을 사용할지나 높이·기술 등에 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징물 디자인을 두고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미디어아트 작품이나 빛조형물 등을 활용해 광화문광장을 예술성을 겸비한 공간으로 만들자는 제안과 국기 게양대 형태의 미디어폴을 비롯해 키네틱(움직이는) 아트 등 예술적 조형미를 살린 상징물 조성 등이다.

유창수 행정2부시장은 "의견들을 종합해서 설계 공모를 통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수렴할 계획"이라며 "세종로공원과 우리 국가상징공간을 함께 통합설계공모해 창의적인 디자인이 나올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다음 달 설계공모를 추진한다. 이후 내년 5월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해 같은 해 9월 국가상징공간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번 시민 제안을 토대로 △상징공간의 의미 △시민과의 소통 △디자인 다양성 및 최첨단 기술 접목 등 크게 3가지에 초점을 맞춰 시민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목표다.

우선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6·25 전쟁에 함께한 전 세계 참전 장병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의미를 담는다. 또 22개국 참전용사의 희생을 구현해 미래세대에도 그 의미를 전달할 방침이다.

조형물의 디자인과 접목할 기술은 내구성과 관리의 용이성, 영구적 사용이 가능한 구조, 콘텐츠의 호환·전환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한다.

이 밖에도 시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과 면밀히 협력한다. 현재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건립 계획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시는 협의 과정을 통해 추후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에 포함되고 공동으로 발표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유 부시장은 "다양한 시민 의견을 중심으로 광화문광장에 자유와 평화 등 인류 보편의 가치와 후손들에게 물려줄 희생과 헌신의 의미를 모두 담은 조형물을 설치함으로써 광화문광장을 국민이 공감하고 전 세계인이 소통하며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한편 시는 지난 6월 74주년 6·25를 맞아 광화문광장을 국가상징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광화문광장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놓고 논란이 제기되자 오 시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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