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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원하는 일자리 없어”…대기업 “원하는 기술인재 없어”

청년들 “원하는 일자리 없어”…대기업 “원하는 기술인재 없어”

기사승인 2024. 08. 2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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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사진
취업준비생들이 채용공고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으로 얼어붙은 고용시장에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국내 대기업 절반 이상은 올해 하반기 채용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하는 일자리가 없다"며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쉰' 청년이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난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그냥 쉬는' 청년들 늘어나는데 '신규채용 문'은 닫혀
29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응답 120개사)을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 조사'에 따르면 40.0%는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또 "채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17.5%로 조사됐다. 국내 대기업 10곳 중 6곳은 '신규채용의 문'을 닫아둔 것이다.

이와 맞물려 중대한 질병이 없는데도 막연히 쉬고 있는 상태인 청년이 급격하게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청년층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44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2000명 늘었다. 전체 청년층 인구 가운데 '쉬었음' 비중은 5.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 중 절반에 가까운 42.9%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 "원하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를 꼽았다.

한경협은 "최근 기업들이 수시채용을 확대하면서 대규모 인력을 정해진 기간에 뽑는 공개채용과 달리 채용시기와 규모 등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채용계획 수립 부담이 완화된 영향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또 "산업현장에서는 급속한 기술 발전에 대응하여 전문성을 갖춘 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은 반면, 채용시장에서는 관련 인력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에 대해 '수익성 악화․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경영'(23.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등으로 인한 경기부진'(20.6%), '필요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 어려움'(17.5%) 순이었다.

◇기업들 '연구-전문 기술직' 필요한데 '일자리 미스매치'
반대로 신규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경기 상황에 관계없이 미래 인재 확보 차원'(55.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회사가 속한 업종의 경기상황 호전'(22.2%), '신산업 또는 새로운 직군의 인력수요 증가'(11.1%) 순으로 조사됐다.

청년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인데도 정작 기업들은 원하는 인재를 찾지 못하는 '일자리 미스매치'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신규채용 관련 애로사항으로 '적합한 인재 확보의 어려움'(35.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직군으로는 '연구-개발직'(28.8%)이 가장 많았고, 이어 전문 기술직(27.1%), 생산 현장직(20%) 순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 증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 개선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고용 확대 유도'(37.5%)를 첫손에 꼽았다. 이어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7.5%), '신산업 성장동력 분야 기업 지원'(12.5%) 순이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하반기 세계경기 둔화 우려, 내수부진, 경기심리 악화 등 경영환경 악화로 기업들의 보수적인 채용이 예상된다"면서 "신규채용 확대를 위해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등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입법 논의를 지양하고, 각종 지배구조 진입규제를 완화해 신산업 발굴과 기업투자, 고용 확대를 유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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