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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늘리는데”…슬로바키아, 재정 확보 위해 공휴일 축소 추진

“한국은 늘리는데”…슬로바키아, 재정 확보 위해 공휴일 축소 추진

기사승인 2024. 09. 1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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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절감 효과 최대 3.8조원 규모…종교단체·국민들 일제히 반대
Robert Fico(slovakia)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운데)가 9일(현지시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집권 사회민주당(SMER-SD·스메르) 의장단 회의 후 공휴일 축소 방침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TASR 뉴스 화면 캡쳐
슬로바키아 정부가 국가재정 확보를 위해 일부 공휴일을 근무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9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TASR 등에 따르면 로베르트 피초 총리는 이날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집권 사회민주당(SMER-SD·스메르) 의장단 회의를 주재한 후 가진 브리핑에서 "슬로바키아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공휴일이 가장 많다"며 이 같이 밝혔다.

현재 슬로바키아의 법정 공휴일은 14개로, 국경을 마주한 이웃국가인 헝가리(10개), 체코(10개 ), 독일(9개) 등에 비해 많은 편에 속한다.

슬로바키아에서 공휴일 축소 방침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자유당(SaS)이 집권했던 시기에도 종교적 공휴일과 민간 공휴일을 각각 하나씩 줄여 세금과 사회보험료 수입을 늘리고 국내총생산(GDP)을 증가시켜 국가 예산 확보에 기여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피초 총리는 이날 "(현재 14개인) 공휴일 수 자체는 유지하되 이 중 일부를 근무일로 전환할 경우 추가적인 재정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예산 절감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식료품 부가가치세 인하와 법인에 대한 금융거래세 추가 부과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기존의 사회 복지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 자리에 동석한 라디슬라프 카메니츠키 재무장관도 공휴일 축소와 함께 경제 통합 관련 법안이 제시된다면 이상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슬로바키아 정부에 따르면 공휴일 축소를 통해 절감해야 할 예산 규모는 15억 유로(약 2조2245억원)에서 최대 26억 유로(약 3조855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정부 방침에 종교단체는 물론 국민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슬로바키아는 가톨릭의 영향력이 강한 국가로 사회, 문화,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국민들의 삶에 깊숙이 뿌리내려져 있기 때문에 종교적 공휴일 폐지에 대한 반대가 컸다.

더욱이 피초 총리가 과거 자유당 집권 시절 나왔던 공휴일 축소 방침에 반대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갑작스럽게 찬성으로 돌아선 그의 태도 변화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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