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0326500964 | 0 |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HD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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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을 이끄는 몇가지 산업들이 있습니다. 최근엔 반도체·배터리가 대표적인 리딩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사실 더 오래 전부터 세계 '톱' 을 지키던 산업이 있습니다. 바로 조선업이죠.
우리나라 조선업, 이른바 'K-조선'의 사업 전략이나 수주는 세계 시장을 주도합니다. 이런 K-조선을 따라잡기 위해 최근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중국 내 대형 조선사 2곳이 합병하면서 규모를 키우고 있는 탓이죠. 한국의 선박 건조 능력이나 기술력이 월등한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세를 키울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합니다.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영 조선사 2곳의 합병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작업으로, 중국선박공업그룹(CSSC), 중국선박중공업그룹(CSIC)이 합병하면서 총자산 4000억 위안 규모의 대규모 조선사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러한 개편으로 선박 건조사업의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중국 정부가 나서서 질적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합병 이후 가격 경쟁력을 활용해 물량공세를 퍼붓고, 이를 통해 기술력도 고도화해 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가수주를 기반으로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물량공세로는 중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기준으로 전세계 수주 잔량은 1억4378만CGT고, 이중 중국이 7714만CGT(7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이미 일감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 신규 수주가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긴 하지만 최근에는중국도 고부가가치선박인 초대형 LNG선까지 수주를 늘리면서 건조 경험을 쌓고, 사업 역량을 확대해 나가고 있죠.
다만 수많은 수주 경험을 쌓아둔 우리나라 조선업의 기술력이 월등하다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인력 및 기술확보에 나선다면 위협적인 것도 사실입니다.
조선업은 세계적으로 불황을 지속하다 최근 2~3년 새에 호황 사이클로 접어들었습니다. 앞선 다운사이클은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길게 이어졌던 터라, 중국이 시장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면 여파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조선산업현장에서는 인력부족이 이어지고 있고, 노조와의 임금단체협상도 늦어지면서 잡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는 15일 조선해양의날을 앞두고 정부는 우리 조선업계의 발전을 위해 기술경쟁력 확보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우리 조선업에 확실한 지원이 더해져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