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노조는 12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최근 전개되는 한국 축구 위기 수습을 위해서는 정몽규 회장의 4번째 연임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축구협회 노조는 "축구 팬과 언론의 성난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회장의 4선 고지만 맹목적으로 쫓는 정몽규 집행부의 행태는 무지를 넘어 무능 그 자체"라며 "정 회장은 불출마 선언을 하고 위기의 축구협회를 수습하는데 남은 임기를 보내기를 바란다. 정 회장의 불출마 선언이 한국축구 위기를 수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노조는 "정몽규 집행부의 연속된 헛발질을 보면서도 '상식의 수준에서 수습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다"며 "그 기대에는 축구협회 구성원이라는 일말의 책임 의식도 있어 사측을 비판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문제는 없었는지 자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먼저 가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내년 1월 축구협회장 선거에 노조가 개입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 침묵이 길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노조도 일반 축구 팬과 마찬가지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몽규 집행부는 이번 임기까지만 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고도 했다.
끝으로 노조는 "정 회장은 논란과 우여곡절 속에 새로 꾸려진 대표팀 감독과 스태프들이 자리 잡을 수 있게 하는 것을 끝으로 한국 축구와의 인연은 여기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며 "나머지 산적한 개혁과제는 차기 집행부의 몫으로 남기고 미련 없이 떠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몽규 회장의 4연임은 정부로부터도 제지를 받을 분위기다. 문체부는 지난 11일 대한체육회에 불공정한 임원의 연임 허용심의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문체부는 "회장이 임명한 위원에게 임기 연장 심의를 받는 절차는 비상식적"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체육회장이 임기 연장을 위해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할 경우 '본인이 임명한 위원에게 심의를 맡기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번 권고는 3번째 임기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과 4회 연속 연임 가능성이 제기된 정몽규 현 대한축구협회장 등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