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토] 본회의장 나서는 야당 의원들 | 0 |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방송4법·노란봉투법·민생회복지원금법'이 부결되자 야당 의원들이 항의 차원에서 회의장을 퇴장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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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도 국정감사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 해 행정부의 국정운영 실태를 파악하는 국감 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도, 정치권은 민생은 뒷전인 채 정치싸움에 집중하고 있다. 야당은 여권을 향한 정치공세에, 여당은 집안싸움에 각각 몰두하느라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검증보다는 정치공세를 펴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최근 야당의 주도 하에 정치권을 뜨겁게 달군 이슈들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 김 여사의 여당 공천개입 의혹 등 민생보다는 정쟁적 요소가 다분한 사안들이었다. 여야 합의 없이 강행 처리된 민주당 주도 쟁점 법안들도 결국 국회로 돌아와 폐기 수순을 밟으며 '입법강행-거부권' 악순환이 또 한 번 반복됐다.
심지어 민주당의 한 의원은 국회 내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행사를 주선하며 불필요한 갈등과 논란을 유발했다. 당연하게도 여당은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국감을 한 주 앞둔 시점까지 주요 언론사들의 정치 면 헤드라인은 민생 이슈가 아닌 정쟁 이슈들이 장식했다.
입법부를 움직이는 과반 정당으로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민심을 살펴야 할 민주당이,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챙기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또한 행정부에 대한 건전한 '견제'와 '경쟁'보다는 이익을 좇아 '공격'과 '정치공세'에 집중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여당은 국감을 앞두고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의료 대란 상황에서도 정부와 여당이 제대로 의견을 모으지 못하며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도 성과를 내지 못하더니, 지난 24일 이뤄진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으 만찬 회동도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며 '빈손 회동'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해당 회동은 오히려 윤-한 갈등 논란만 더욱 키우는 계기가 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한 사실이 언론에 노출되며 양측은 서로를 향한 불신을 드러냈고 갈등은 증폭됐다. 급기야는 당내에서 서로에게 '뺨 때리고 싶은 심정'이라는 말과 '법적 대응'을 고려하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대통령 측과 여당 대표 측이 이렇게 갈라져 다투고 있으니, 누구보다 국감 준비에 열중해야 할 정부도 이러한 여권 내 권력싸움에서 눈치보기를 하느라 본연의 업무에 임하지 못할까 우려된다. 여당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정부의 국정운영을 살핌과 동시에 집권당으로서 국민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해 국정에 반영하도록 하는 임무는 뒷전이고, 싸움의 당사자가 되어 여론전을 펼치기에 바쁜 모습이다.
국감은 입법부에게는 행정부에 대한 견제를 위해 정부의 국정운영 전반을 살피도록 주어진 중차대한 권한이지 임무다. 또한 정부에게는 자신의 국정운영에 문제가 없었는지 돌아보고 성과를 증명해내야 하는 자리다. 정부도, 여당도, 야당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정치싸움에 치중하느라 자신들에 주어진 본연의 임무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