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리스크 위기 때마다 빛 발해
포괄적 협력으로 미래 향한 동맹 이목
◇글로벌 완성차 업계 중 유일한 수직계열화…1억대 금자탑 밑바탕
2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수직계열화에 기반한 유연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위상을 강화해 왔다. 수직계열화는 계열사 등을 통해 부품에서 완제품 생산, 운송 판매까지 전 과정에 수직적 생산 체계를 세우는 것을 의미하는데,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0년 이후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면서 그룹 내 수직 계열화를 완성시켰다.
특히 이러한 현대차의 수직계열화는 공급망 리스크 등 완성차 업계의 위기 때마다 빛을 발했다.
지난 2022년 현대차·기아는 대다수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부족 사태 등으로 고전할 때 수직계열화를 바탕으로 글로벌 첫 3위 판매량을 달성하기도 했다.
완성차 업체 중 수직계열화를 갖춘 기업은 현대차가 유일한데, 이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 생산능력은 1억대 판매 달성의 밑바탕이 됐다.
◇GM과 깜짝 협력…왜 전략적 제휴 카드 꺼냈을까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최근 미국의 제너널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현대차와 GM은 승용·상용차량, 친환경 에너지, 전기 및 수소기술의 공동 개발 및 생산을 할 예정인데, 특히 이번 협업은 현대차가 경쟁 상대와 손을 잡았다는 사실 외에도 수직계열화 기반의 생산을 해왔던 터라 더 화제가 됐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연구원장은 "현대차는 정의선 체제 들어와선 '교과서적인 경영'을 해나가고 있다"며 "그간 자동차 업계에서 전략적 제휴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수직계열화에 집중했던 현대차가 완성차 업체와 전방위적 협력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전기차는 물론 수소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있어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된다는 점이 전략적 제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내연기관 위주 시대에선 현대차가 수직계열화로 이득을 볼 수 있었지만, 전동화 시대에선 수직계열화는 쉽지 않다. 최근에는 각 나라들이 무역장벽을 세우는 상황도 수직계열화에 걸림돌"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차는 GM 외에도 다음 달 도요타 아키오 토요타 회장의 방한을 계기로 토요타그룹과 수소 사업에서의 협력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종 보완성 높은 현대차·GM…향후 협력 방향은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차와 GM이 향후 어떤 분야에서 협력해 나갈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와 GM 간의 차종의 상호보완성은 크다고 내다봤다.
이항구 원장은 "현대차의 경우 상대적으로 픽업트럭이나 대형 SUV에 약하지만, GM은 캐딜락만 보더라도 현대차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잘 만든다"며 "그런 점에서 차종의 보완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완성차 공동 생산 외에도 수소연료전지 등 부품 생산에서 협력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현대차와 GM은 수소연료전지 등 부품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