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림이 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 AFP·연합뉴스
김아림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약 4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수확했다. 김아림은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300만달러)에서 대회 내내 선두를 지킨 끝에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올 시즌 LPGA에서 우승한 세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김아림은 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파72·6536야드)에서 열린 대회에서 4라운드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2위 나탈리야 구세바(러시아)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김아림의 LPGA 우승은 2020년 12월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이후 3년 11개월 만이며, LPGA 회원이 된 이후로는 처음이다. US여자오픈 당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활동 중이었던 김아림은 해당 대회 우승으로 LPGA 정회원 자격을 획득한 바 있다.
김아림이 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홍성현 대홍기획 대표이사. / AFP·연합뉴스
이날 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출발한 김아림은 2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한때 구세바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지만 5번·6번 홀 연속 버디로 이내 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김아림은 10번·11번 홀 연속 버디로 구세바와의 차이를 2타로 벌렸다. 구세바도 11번·13번 홀 버디로 추격을 멈추지 않았지만 더 이상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일본의 하타오카 나사도 한때 김아림을 1타 차로 추격했으나 17번·18번 홀 연속 보기로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김아림은 18번 홀(파5) 버디로 구세바와의 격차를 2타 차로 벌리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대회 첫날부터 나흘간 단독·공동선두에서 내려오지 않고 이뤄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김아림은 우승 직후 "초반에는 잘 안 풀렸는데 준비한 것만 다 하자고 계속 생각했다"라며 "2번 홀에서 보기를 치고 나니까 오히려 집중이 더 잘 되기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2주 전 아시안 스윙 때 경기력이 좋았다"라며 "마음에 드는 경기를 하다보니 재미가 더해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12번 홀(파3)에서 칩샷이 깃대를 맞고 떨어져 파를 지킨 김아림은 이 칩샷이 특별한 행운은 아니었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깃대를 안 맞았더라도 파는 충분히 칠 수 있었다고 본다"라며 "12번홀도 편안했다"고 전했다.
김아림은 이 대회 우승자는 하와이 훌라춤을 추는 전통에 따라 춤을 추며 우승을 자축했다. 김아림은 "잘 맞을 때나 안 맞을 때나 신나는 것 똑같다. 다만 연습한 것이 경기에서 나올 때 더 신난다"라며 우승 소감 인터뷰 내내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아림의 우승으로 한국여자골프는 올 시즌 세 번째 LPGA 우승을 수확했다. 시즌 초반 지독한 우승 가뭄을 겪던 한국 여자골프는 앞서 6월 양희영이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물꼬를 텄고, 9월 유해란이 FM 챔피언십에서 트로피를 추가한 바 있다. 김아림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시즌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출전도 사실상 확정지었다. 해당 대회에는 CME 글로브 포인트 상위 60명이 나간다. 김아림은 대회 전 65위였던 CME 글로프 포인트를 22위까지 끌어올렸다.
한국 선수 중에는 고진영이 최종 12언더파 276타로 7위에 올랐다. 이날 라운드를 공동 4위로 출발한 고진영은 2타를 줄였지만 최종 순위는 약간 떨어졌다. 김효주는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해 공동 9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KLPGA 선수로 출전한 이소영은 5언더파 283타 공동 26위에 올랐다. 황유민은 3언더파 285타 공동 35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