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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도입단가 걸림돌…청정수소발전, 쉽지 않은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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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환 기자

승인 : 2024. 12. 02. 18:23

결국 목표치의 11% 그쳐…인프라 부족 한계
저조한 물량에도 정부 "정책 제고 여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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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부발전의 청정수소 기반 전력 생산 개념도./한국남부발전
업계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청정수소발전 의무화 제도(CHPS)가 시작부터 삐걱이고 있다. 정부가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야심 차게 준비했지만, 높은 도입 단가에 목표했던 발전량의 11%만 채워지는 데 그쳤다.

2일 전력거래소는 2024년 청정수소발전 경쟁입찰 결과'를 확정해 발표했다. 지난 5월 입찰마감 후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의 입찰제안서 평가 및 수소발전입찰시장위원회 의결을 거쳐 1개 발전소를 최종 낙찰자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선정된 발전소는 국내 청정수소 인증기준을 충족하는 청정연료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상업 운전은 인수기지·배관 등 인프라 구축, 발전기 개조 등 사업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2028년경 개시할 예정이며, 전력거래기간은 상업 운전 개시일부터 15년이다.

해당 발전소는 남부발전의 강원도 삼척에 위치한 삼척빛드림본부로, 암모니아를 혼소해 오는 2028년부터 연 750기가와트시(GWh) 전력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청정 수소·암모니아를 통해 연 6500GWh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도입 가격에 맞춰 입찰을 신청한 곳이 남부발전이 유일해 750GWh만 공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는 당초 계획의 11.5%에 불과하다.
입찰에 도전한 남동발전과 동서발전, 중부발전 등은 '적격 입찰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거래소가 정한 가격 상한선(㎾h당 400원대 중반 수준)보다 10~20% 이상 높은 가격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남동발전과 중부발전, 동서발전 등 3개 발전사들은 전반적으로 ㎾h당 500원대에, SK이노베이션 E&S는 600원대 중반의 높은 가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에 비해 남부발전은 400원대의 입찰가격을 제출하며 무혈입성에 성공,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 상한선을 500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발전사들이 높은 가격을 제출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청정 수소와 암모니아의 시장 가격이 애초에 높기 때문이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블루수소 생산단가는 t당 1800~4680달러 수준이지만, 블루암모니아는 t당 700달러 수준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청정 연료의 가격과 정부 정책이 현 상황을 유지한다면 내년 입찰에서도 부진한 성과를 거둘 것이며, 계획했던 CHPS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이와 관련 산업부 관계자는 "상한가는 정부가 아니라 입찰 위원회에서 법률 자문을 통해 정한 것"이라며 "상한가 제고 시 이는 입찰이 아니라 협상"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청정수소 분야는 이제 막 시작하는 분야여서 기술적·물리적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았다"며 "당연히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까지 도입 가격도 비쌀 수밖에 없는데, 정부에서는 최소한의 가격 기준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탈탄소는 세계적 흐름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당장 리스크를 안고 경쟁입찰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김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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