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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자유무역 체제, 국제 분쟁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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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1. 01. 10:19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미국 우선주의' 신고립주의, 자유무역 체제 타격
2023년 전세계 무역규제, 2018년의 2.7배...세계 교역량 감소
전문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시, 미국 영향력 약화, 분쟁 미통제"
USA-TRUMP/PANAM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24년 12월 22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진행된 보수주의자 연합단체 터닝포인트 주최 연례행사 '아메리카페스트(AmericaFest)'에서 연설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월 20일(현지시간) 취임하면 '미국 우선주의'를 1기 때보다 더 신속하고 철저하게 추진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우선주의'는 21세기판 신고립주의로 전 세계에서 격화하고 있는 분쟁들이 브레이크 없이 확대되는 간접적인 원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미국 우선주의' 신고립주의, 자유무역 체제 타격

'미국 우선주의'는 불법 이민자들의 대량 추방 등 국내 정책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한국 등 동맹국에 대한 국방비 대폭 증액 압박, 수입품에 대한 고율 추가 관세 부과 등 대외 정책에서도 나타나게 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운동 기간에 중국산 수입품에 60% 이상, 그외 전 세계 수입품에 10~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고, 11월 25일엔 미국으로의 불법 이민 및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유입과 연계해 캐나다·멕시코·중국산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세계무역기구(WTO)·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와 파리기후변화협약 등 양자 및 다자 체제에서 미국의 탈퇴 또는 지원 거부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자유무역 체제를 뒤흔들 수 있고, 특히 2023년 경제성장률에서 수출 기여도가 86%가 넘는 한국에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CHINA-BEIJING-LI QIANG-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운데)가 2024년 12월 9일 중국 베이징(北京)에 열린 '1+10' 대화에서 국제 경제기구 수장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신화·연합뉴스
◇ 2023년 미국 등 각국 무역 규제 3500여건...2018년의 2.7배...2023년 세계 교역량 감소

이미 각국이 각종 무역 규제 조치를 내놓으면서 2023년 전 세계 교역량이 전년도 대비 감소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1일 보도했다. 이는 1995년 1월 1일 WTO 출범 30년 동안 서비스를 포함한 전 세계 무역이 5배나 늘어난 30조달러에 달하는 것과 대조적인 수치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가 유럽의 조사기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출 규제와 보조금 등 정부의 무역 개입이 2023년 3500여건으로 미국과 중국의 1차 관세전쟁이 발발한 2018년의 2.7배에 달한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521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이탈리아·독일 등의 순이었다. 자유무역의 토대를 만든 미국과 유럽이 먼저 규칙 위반을 시작했고,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이 그 뒤를 따르고 있는데, 세계 무역의 40%를 차지하는 신흥국들까지 자국 우선주의를 추진하면 자유무역 체제는 깨질 것이라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 민주주의 사회 분단 → 독재 성향 지도자 탄생 → 국제 다자 협력 체제 붕괴 → 전 세계 분쟁, 격화·확대
닛케이 "2023년 25명 이상 사망 국가 간 분쟁 59건, 제2차 세계대전 후 최다"

미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회 분단이 심화하면서 탄생하기 쉬운 독재적 성향의 강력한 지도자가 자국 제일주의를 추진해 다자 협력 체제가 붕괴하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분쟁에 제동이 걸리지 않게 되고, 결국 더 큰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

올해 2월 말로 3년째를 맞이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2023년 10월 7일 발발한 이스라엘의 친이란 시아파 무장정파 해체 전쟁뿐만 아니라 2023년 25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국가 간 분쟁이 59건이나 되는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Jimmy Carter Guinea Worm
아프리카 수단 어린이들이 2010년 11월 4일(현지시간) 레이크스주 아웨리얼 카운티의 외딴 마을 렝작에서 미국 '지미 카터 센터'의 기니피그 퇴치 프로그램이 제공한 필터를 이용해 연못 물을 담고 있다./AP·연합뉴스
◇ WSJ "아프리카, 신전쟁 시대 진입...분쟁 지역 확대, 난민 3배 증가 3250만명"
전문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시, 분쟁들 통제받지 않을 것"

특히 아프리카에서는 분쟁이 급증하고 있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더욱 확대할 수있다고 전문가들이 우려한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해 12월 31일 보도했다.

WSJ은 '아프리카가 새로운 전쟁의 시대에 진입했다'는 기사에서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의 전쟁이 주목받으면서 (아프리크) 분쟁들의 급증이 거의 주목받지 못했고, 전례 없는 분쟁의 폭발로 아프리카 전역에 죽음과 파괴의 흔적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WSJ은 "나이지리아 북부 및 소말리아에서의 이슬람 반란, 콩고 동부의 무장단체 전쟁과 같은 오래된 전쟁이 극적으로 격화했고, 에티오피아와 수단의 군부 엘리트들 간 새로운 권력 경쟁이 아프리카에서 가장 크고 인구가 많은 두 국가를 뒤흔들고 있으며 서부 사헬 지역은 현재 알카에다와 이슬람 국가(IS)의 지역 분파가 싸우고 있고, 불안정한 군사 정부도 있는 국제 지하디즘(Jihadism·성전주의)의 중심지"라고 분석했다.

이어 WSJ은 "이 분쟁의 회랑은 약 4000마일(6437km)에 걸쳐 사하라사막 이남 전체 면적의 약 10%를 차지하면서 불과 3년 만에 2배로 늘어나 영국 면적의 약 10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쟁의 폭발로 아프리카 난민은 세계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3250만명(2023년 말 기준)으로 15년 만에 3배나 급증했다.

미국은 2024년 수단과 콩고에 대한 유엔 긴급 대응 계획의 각각 47%·70% 등 아프리카 난민 지원 자금의 46%를 담당하는 국가인데,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미국의 외교·원조 정책, 특히 유엔 기구들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더욱 약화할 것으로 많은 전문가가 예상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분쟁 감시 비정부기구(NGO)인 '무장 분쟁 위치 및 사건 자료 프로젝트(ACLED)' 설립자인 클리오나드 롤리 영국 서섹스대 교수는 "미국과 유엔이 수용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되는 어떤 사건들에 대해 선을 그을 수 있었다"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그 경계선이 사라지고, 이기적인 분쟁들과 대륙 전체에서 폭력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억제받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20년 6월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졸업식 축사에서 "많은 사람이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머나먼 땅에서 벌어지는 오래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미국 병력의 의무가 아니고,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 아니다"고 말하는 등 미국의 세계 경찰 시대는 끝났다고 말해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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