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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독립경영 침해 주장 신한투자證 노조, 내부통제 반성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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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5. 01. 05. 17:41

손강훈
각 증권사의 경영전략이 담긴 조직개편과 인사가 마무리됐습니다. 당연한 소리라 할 수 있지만, 대부분 증권사들은 보유한 강점은 더욱 키우고 아쉬운 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완료했습니다.

작년 아쉬움이 컸던 신한투자증권은 '3사장'이라는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경영관리를 총괄하는 이선훈 신임 대표이사 사장과 자산관리(WM)을 총괄하는 정용욱 사장, 기업금융·투자은행(CIB)을 총괄하는 정근수 사장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증권사 주요 사업이라 할 수 있는 WM과 IB 수장으로 사장을 선임해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며 힘을 실어주고, 신한투자증권 최대 과제라고 할 수 있는 내부통제에 이선훈 대표이사가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려 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런데 신한투자증권 노동조합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거셉니다. '낙하산 인사'라는 이유 때문이죠. 정용욱 사장과 정근수 사장이 신한금융지주에서 왔다는 겁니다. WM과 IB는 증권사 핵심 수익원입니다. 이를 총괄하는 수장이 금융그룹 출신이라 독립경영이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다만 신한투자증권이 현재 처한 상황을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분명합니다. 신한투자증권은 다른 대형사와 달리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작년 10월 발생한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손실에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ETF 유동성공급자(LP)인 신한투자증권이 목적에 벗어난 장내 선물매매를 하다 1357억원 규모의 운용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이를 두고 감독당국에서는 단순 헷지 업무 부서에 자기자본투자(PI)부서와 동일한 성과체계를 적용해 과도한 투기거래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내부통제부실이 대규모 손실로 이어진 것이죠.

내부통제가 금융그룹 모든 의사결정의 전제 조건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입장에선 매우 뼈아팠습니다. 특히 라임펀드 사태 이후 내부통제에 절치부심한다고 강조해왔지만, 약 4년 만에 이런 일이 또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위기감에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어찌보면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내부 증권사 출신의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직원들의 결속과 사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무엇보다 반성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통제 시스템을 철저히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선훈 신임 대표이사는 신년사에서 '이윤보다 윤리가 우선되는 회사'를 강조했습니다. 잘못된 관행을 제거하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했죠. 올 한해는 그의 다짐처럼 신한투자증권이 내부통제 우려를 완벽히 해소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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