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살면서 그 속은 잘 모른다…아는것도 생활의 지혜

명절떡값-외벽유리창청소비-피트니스센터 임대 등
평소 그냥지나치지만 알고보면 도움되는 것들 많아
마포구 '공동주택 감사 및 질의회신 사례집' 펴내

서울시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정재훈 기자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명절 떡값 줘도 되나. 아파트 외벽 유리창 청소비는 누가 내나. 아파트 피트니스 센터에서 수익 사업 해도 되는 건가.

서울 시민 3분의 1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지만 정작 아파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가 매달 꼬박꼬박 내는 관리비는 어떻게 사용되는지' 누구나 한번쯤 의문을 가진다.

대한민국은 싫든 좋든 아파트 공화국이다. 그래서 아파트 입주민과 관리사무소 등 이해당사자들간에 다툼도 많다. 아파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나면 생활에 유익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아파트를 통해 세상사도 배운다.

마포구가 얼마전 발행한 '공동주택 감사 및 질의회신 사례집'을 보면 어느 정도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아파트 현장에서 실제 벌어진 사건, 이해당사간 충돌사례, 다툼이 있어 법원 소송까지 간 실제사례들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박강수 구청장은 "이번 사례집은 아파트 관리 문제점을 예방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것"이라며 "앞으로 시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명절 떡값(격려금) 지급할 수 있나.
당연히 줄 수 있다. 격려금은 소득세법에서 과세되는 근로소득 관리비 중 복리후생비에 해당한다. 근로계약서에 반영해 사업계획 및 예산을 편성하고 지급하면 된다.

◇아파트 외벽 유리창 청소비 누가 낼까.
관리비에서 내야 할 것도 같고. 아니면 예비비로 내야 하나. 아리송하다. '서울특별시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에 따르면 세대 외부 유리창의 경우 관리비 또는 예비비로 집행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청소비용은 해당 세대 입주자 등이 개별 부담하는 것이 맞다.

◇노후 아파트라서 재건축을 추진중이다. 그러면 재건축조합 경비는.
'예측할 수 없는 긴급사유 발생 시' 써야 하는 예비비로 재건축조합 경비를 사용할 수 없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서울시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에서는 예비비 항목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조합 경비는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입주자대표회의와 경로당 간에 갈등이 생겼다. 그래서 단전·단수를 했다.
원칙적으로 해서는 안된다. 아파트 복리시설인 경로당은 공용이어서 사용료는 세대별로 부담하고 금융기관에 자동이체 납부를 원칙으로 한다. 그렇다고 경로당 전기·수도료는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사항도 아니다. 분쟁 당사자 간 민원사항을 잘 검토하고 서로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

◇아파트 전 입주자가 체납한 관리비가 있는데.
대법원까지 소송이 진행될 정도로 치열한 법정다툼이 있었다.여러 법률을 따져 볼 때 전 입주자의 체납관리비까지 승계할 필요는 없다. 다만,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은 다르다. 전체 공유자의 이익에 공여하는 것이어서 공동으로 유지·관리해야 하고 채권은 이를 특별규정을 두고 있다. 전 입주자의 체납관리비 중 공용부분은 승계해야 한다. 입주할 때 곰곰히 따져보고 알아봐야 한다.

◇아파트 주차장 임대할 수 있나. 요즘 부대시설로 인기 끄는 피트니스 센터는 돈 받고 임대할 수 있나.
원칙적으로 비영리 시설이다. 따라서 수익사업을 할 수 없다. 다만 동네 주변 여건으로 인해 외부에 주차장을 개방하는 경우 공동주택 관리규약으로 주차장 임대계약 등에 대한 기준을 정해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절차를 거치지 않고 유료로 개방해 수익사업을 벌인 아파트가 있었다. 이렇게 하면 안된다. 피트니스센터도 마찬가지. 외부에 위탁해 임대료 및 보증금을 받고 영리적인 목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 하지만 임대료를 받고 영리 목적으로 운영한 아파트가 적발되기도 했다.

◇분쟁이 자주 발생하는 관리사무소장 업무추진비
사업계획 및 예산안을 매 회계연도 개시 한달 전까지 입주자대표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내용이 바뀔 때에도 별도 승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퉁치며 업추비를 사용하는 관리소장이 적발되기도 했다.

◇ 경비원이 재활용 업무까지 해야 하나.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과 아파트 관리규약에 따른다. 재활용 분리수거 감시 및 정리 업무는 업무에 포함될 수 있다.

◇논란이 빈번한 전기료 부과방법
종합계약방식(주택용 저압)과 단일계약방식(주택용 고압) 중 입주자에 유리한 납부방식을 선택해 한전과 계약을 체결한다. 체결 방식에 따라 전기료를 부과해야 함에도, 부과할 때에는 다른 방식으로 부과하는 경우가 종종있어 민원 발생한다.

◇주민들이 승강기·어린이놀이터를 특정제품으로 지정하려 하는데.
제품의 성능, 품질, 사양 등을 제시할 수 있으나, 특정제품을 지정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다만, 승강기, 어린이놀이시설에 한해 시설 특성을 고려해 특정제품 지정을 참가자격으로 제한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유권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