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도로 유행, 당국 긴장
치료제 사재기로 품절 사태 발생
|
이에 따라 베이징의 상당수 병원의 소아과에는 빠른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하루 평균 수백여 명이 내원한다고 한다. 10대 초반 두 자녀가 모두 독감에 걸린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상디(上地)의 주부 쑤이메이란(隋美蘭) 씨가 "최근 아이들에게 기침과 발열 증상이 나타났다. 그저 감기려니 생각했다. 하지만 약이 듣지 않았다. 부랴부랴 인근 병원을 찾았더니 A형 독감이라고 하더라. 기가 막혔다. 주변에도 우리 아이들 같은 환자들이 많다"면서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고 토로하는 것은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문제는 독감이 베이징 일대에서만 기승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있다. 매체들에 따르면 인근 톈진(天津)을 비롯해 허베이(河北), 산둥(山東)성과 랴오닝(遼寧)성을 필두로 하는 동북3성에서도 환자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비관적인 분석도 없지 않다.
아직 대륙 중부와 남부, 서북 및 서남 지역에서는 환자가 드물게 나타나기는 하나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하다. 특히 의료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되지 않은 서북과 서남 지역은 자칫 잘못하면 독감의 화약고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의 중국 보건 당국이 잔뜩 긴장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CDC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감염자의 99%는 A형으로 고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변이가 생길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여기에 치료제까지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감안할 경우 현재 상황은 완전 비상 국면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