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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을 아시나요? 확산되는 1인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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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훈 기자

승인 : 2015. 05. 12. 10:38

대학가 중심으로 혼자 밥먹는 문화 번져
한때 인간 고독 상징.. 이제는 자연스런 사회 변화로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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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1인 식당의 풍경. 붉은 천으로 가려진 테이블은 혼자만의 식사를 즐기기 충분한 공간이다
서울 소재 A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한희진(가명·21) 씨는 강의가 없는 공강시간이 되자 학교 밖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한 씨가 찾은 곳은 학교 인근의 1인 식당이다. 식당 입구에선 종업원이 아닌 기계가 한 씨를 맞이한다. 먹을 메뉴를 선택하고 카드를 기계에 긁으면 식권과 영수증이 발급된다. 옆 벽에 있는 공석표지판에서 빈자리를 확인한 후 들어가 앉는다.

이 식당에는 1인석이 대부분이다. 혼자 온 한 씨가 앉은 곳도 1인석이다. 식당에서 밥을 혼자 먹을 경우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일 때도 있지만 이곳은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다.

음식이 나오면 종업원이 자리 앞에 뚫려 있는 창을 빨간 천으로 가려준다. 옆에는 칸막이가, 앞에는 천이 가려져 독서실같은 혼자만의 공간이 만들어진다.
자리에는 개인용 음수대와 옷걸이, 휴지가 모두 마련돼 있어 식사 중에 움직일 일이 거의 없다. 음식을 느긋하게 먹고 난 이후에는 짐만 챙겨서 식당을 나오면 된다. 식당에 들어갔다 나올 때까지 한 씨는 다른 손님의 얼굴을 전혀 보지 못했다. 처음 이 곳을 찾았을 때는 비인간적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소음에 방해 받지 않고 바쁜 와중에도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다.

서울 신촌에 위치한 이 식당엔 하루 평균 80~90명의 손님이 찾는다고 한다. ‘1인 식당’이라는 개념이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꾸준히 손님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 같은 문화는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혼자 먹는 밥, ‘혼밥’ 트렌드가 반영된 것이다.

식당의 주요 고객층은 10대에서 30대로 젊은 층이 대부분이다. 처음에는 ‘특이한 식당’으로 통했지만 서울 곳곳에 비슷한 컨셉의 식당들이 늘고 있다.

‘혼밥’ 문화는 대학교 캠퍼스 내에서도 흔한 풍경이 됐다. 13일 찾은 서울 모 대학의 한 학생식당, 돈까스와 스파게티가 유명한 이곳은 언제나 학생들로 붐볐다.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고 있는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혼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밥을 먹는 동안 스마트폰을 통해 드라마나 예능을 보거나 웹서핑을 하고 있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혼밥’은 ‘아싸(아웃사이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맴도는 사람)’라는 말과 함께 인간 소외 현상을 상징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혼밥에 대해 인간 고독의 부정적 이미지보다는 현대사회의 효율성에 맞는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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