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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에 ‘리스크이자 기회’될 ‘이란 가스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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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승인 : 2017. 07. 04. 15:20

Iran Total Gas Deal <YONHAP NO-0206> (AP)
사진출처=/AP, 연합
이란이 핵합의 이후 첫 서방기업과 가스전 개발 사업 본계약에 서명했다. 이란은 자국과 첫 계약을 맺은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에 수많은 리스크와 막대한 기회를 동시에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CNBC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 석유부는 3일(현지시간) 토탈과 수도 테헤란에서 이란 남부 페르시안만의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 제11공구를 개발하는 사업의 계약에 서명했다. 이로써 토탈은 2015년 ‘이란핵합의’ 이후 처음으로 이란과 투자계약을 체결한 서방 기업이 됐다. 이 사업에는 총 48억 달러(약 5조 5000억 원)가 투입될 계획으로 토탈이 50.1%를 투자하고 그 외 중국 CNPC(China National Petroleum Corporation)와 이란 페트로파르스가 각각 30%, 19.9%의 지분을 갖게된다. 이번 계약에 따라 토탈은 1차적으로 10억 달러(1조 1500억 원)를 투자한다.

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핵합의를 철회할 가능성 때문에 최근까지도 우려를 표했던 토탈의 패트릭 푸얀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이날은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월 인터뷰에서 “양국 중 한 쪽이 핵합의를 이탈해버리면, 우리는 이란에 투자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란과 토탈과의 계약은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토탈이 투자를 결정한 이란의 페르시안만 천연가스 프로젝트는 이란의 거대한 석유매장량을 글로벌 석유기업들에게 문을 여는 계기가 될 유망한 사업이다. 에너지컨설팅 기업 우드맥킨지의 호마윤 팔라크샤히 애널리스트는 “이 사업은 모든 이가 고대해 온 것 중 하나”라면서 “이번 계약이 중요한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석유전문회사인 BP(British Petroleum)가 발간한 ‘2017 세계 에너지의 통계적 재검토(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매장량과 4번째로 많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풍부한 자원에 비해 자본과 기술이 부족하다. 이에 국제 정세와 이란 내 정치적 상황만 안정된다면 이란은 가장 주목받는 차기 ‘에너지 프론티어’가 될 수 있어, 많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적당한 기회를 엿보며 이란 주위를 맴돌고 있는 상황이다.

토탈 역시 제재 해제 이전부터 이란과의 가스전 개발 사업을 주시해 온 많은 글로벌 기업들 가운데 하나였다. 이번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토탈은 서양의 석유 기업들에게 선구적인 길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란과의 추가 계약을 체결하는 데 있어 우위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 토탈은 향후 10년간 석유업계의 최대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란의 아자데간(Azadegan) 유전에 대한 접근권 등의 이란 내 다른 사업에서도 이점을 갖게 됐다.

그러나 리스크 역시 존재한다. 여전히 핵합의를 부정적으로 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에 하나 핵 협상을 무효화하겠다고 하거나, 혹은 이란에 추가 제재조치를 부과할 경우 토탈은 그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트럼프 정부가 이란에 대해 더욱 강경하게 나설 경우 글로벌 기업들의 이란 투자에 먹구름이 낄 가능성이 높다. 카타르 단교사태와 이라크·시리아 등지에서 발생한 분쟁 등 중동의 불안한 정세도 장애물이다.

NYT는 푸얀 CEO가 이 ‘계산된 도박’에 베팅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푸얀 CEO는 이란 투자로 인한 이점이 위험요소로 인한 단점보다 큰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중동은 우리에게 낮은 가격에 막대한 자원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충분히 수익성이 있는 사업으로 만들 수 있다”고 이번 계약에서 자신감을 표했다.

과거 미 국무부에서 이란에 대한 제재를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했던 콜럼비아 대학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 리처드 네퓨 연구원은 “토탈이 보고 듣고 있는 정보들을 감안해보면 충분히 감수할만한 합리적 리스크”라고 설명했다. 토탈은 프랑스 정부로부터 받고 있는 후방 지원과 파트너 기업 중국 국영기업 CNPC가 참여함으로써 중국이 제공할 추가적인 보호장치도 계산에 넣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스왈드 클린트 영국 번스타인연구소 선임연구원도 토탈의 연간 투자예산(170억 달러)을 감안하면 이란 사업에 투자할 10억 달러는 “큰 그림으로 볼 때 비교적 적은 금액”이라면서 토탈이 충분히 리스크를 무릅쓸만 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란에서 성공적인 사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시스템이 불안정한데다 많은 은행들이 미국의 이란핵합의 파기 가능성 때문에 이란 관련 거래를 기피하는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이란에 만연한 부정부패와 자국의 천연자원에 대한 외국기업의 투자에 대한 이란 내 부정적인 여론도 이란 사업에 있어 장애물이 되고 있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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