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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한반도 평화’ 천천히 객관적으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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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고운 기자

승인 : 2019. 04. 15. 18:02

CD 반명함사이즈
역사적인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1년 새 한반도 외교안보 지형엔 큰 변화가 있었다. 일단 2017년 말까지 거론되던 한반도 전쟁위기설은 사그라들었다.

문재인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본격화한 이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이 있었다. 지금도 대화는 진행 중이지만 아쉽게도 북한 비핵화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북·미 의견차도 여전하다.

현재 상황을 보는 시선도 극명하게 엇갈린다. 어느 쪽에서는 마치 한반도에 완전한 평화가 찾아온 것처럼 장밋빛 전망을 내세우며 당장 남북협력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한다. 북한이 절대로 비핵화를 완성할 가능성이 없다며 정부 외교정책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사람들도 있다. 과정보다는 눈앞의 현상을 보고 싶은 대로만 보려고 한다는 느낌이 든다.

오히려 비핵화 협상의 직접 당사자인 북·미가 우리보다 차분해 보인다. 미국은 ‘타임테이블’은 없고 ‘나쁜 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은 미국에 ‘올바른 자세’를 요구하면서도 기간을 당장이 아닌 연말로 넉넉히 잡았다. 물론 북·미 모두 한발자국도 양보하지는 않고 있다. ‘촉진자’가 아무리 역할을 잘해도 당장은 성과가 나기 힘든 상황이다.
현재의 북·미 교착상태에서 희망을 보는 사람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최종적으로는 비핵화가 이뤄지고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오길 바라는 건 한결같을 것이다. 목표가 같으니 정파논리를 떠나 상황을 냉철히 분석하고 비판적 제언이 자유롭게 오가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과도한 내부갈등은 북한이 나쁜 길로 갈 유인을 제공할 뿐이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이견만 재확인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전제로 남·북·미 3자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소식이 15일 전해지면서 긍정론이 힘을 얻고 있다. 외교안보 사안은 결코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이 시작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다.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비핵화를 둘러싼 남·북·미 대화도 조급증을 버리고 긴 호흡으로 봐야 답이 나올 것이다. 또 ‘내편 네편’을 가르는 편협한 시각보다는 큰 틀에서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허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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