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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잔칫날에 찬물’…의미 퇴색된 한국 원자력 환갑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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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민 기자

승인 : 2019. 05. 31. 06:00

국내외 원자력 관련 인사들이 모여 한국 원자력 환갑잔치를 열었다. 하지만 ‘한빛 1호기 사고’와 ‘탈원전 성토’ 등으로 잔칫날의 의미가 많이 퇴색된 모양새다.

지난 21~22일 제주도에서는 국내 최대 원자력 국제행사인 ‘한국원자력연차대회’가 열렸다. 원자력업계의 연례행사이지만, 올해는 한국의 원자력 도입 60주년을 기념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대회 참석자들은 원자력 산업의 우수성과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하지만 연차대회 시작에 앞서 한빛 1호기 정지 사고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원전의 위험성이 다시 대두됐다. 지난 10일 제어봉 제어능력 측정시험 중 원자로출력이 18%까지 급등했던 것이다. 급기야 탈핵시민행동은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원전 폐쇄를 요구했고, 사단법인 에너지전환포럼은 ‘저출력 조건에서 원자로 폭주로 이어질 뻔한 심각한 사고’ 라며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비유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원자력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겸 한국원자력산업회의 회장은 한빛1호기 원전 출력과다 사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사장은 “이번주에 원자력 60주년을 맞았지만, 지난주에 약간의 사고가 있었다”며 “사고를 딛고 더 안전한 원자력 발전소 운영을 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크고 작은 사고들로 인해 원자력산업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원전산업의 몰락은 현실화할 수 있다. 게다가 국내에서 빈발하고 있는 지진들로 가뜩이나 국민들의 불안감은 최대치에 달해있다. 사고 이후 반성하고 재발방지보다는 사전 점검과 관리를 통해 사고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차대회 기간 제주도를 찾은 마리아 코르스닉 미국원자력협회장은 원전이 청정성과 경제성 등의 강점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 낼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하지만 원전의 위험성이 이슈화되면 이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최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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