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걸프만 인구 3분의 1 비만…각국 비만과의 전쟁 나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koreanwave.asiatoday.co.kr/kn/view.php?key=20190717010010379

글자크기

닫기

성유민 기자

승인 : 2019. 07. 17. 16:11

clip20190717161106
패스트푸드를 판매하고 있는 한 무슬림./게티이미지뱅크
걸프만 국가들에서는 요즘 ‘비만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걸프협력회의(GCC) 6개 회원국 중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바레인 등 무려 4개국이 세계 10대 비만국에 들 정도. 이들 나라의 전통 음식은 서구의 패스트푸드가 유입되기 이전부터 지방 함량 및 칼로리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며, 탄산음료를 통한 당 섭취 역시 세계 최고 수준. 비만은 암·당뇨·심혈관 질환같은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각국의 행보 역시 빨라지고 있다.

아랍뉴스는 최근 걸프만 국가들이 폭발적인 비만 확산에 마주했으며, 이는 향후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암연구소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만은 흡연보다 4가지 암(대장암·신장암·난소암·간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더 높으며, 2035년에는 여성암의 제1 원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걸프만 지역은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이 비만인 상황이다.

걸프만 국가들에 비만이 많은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선 앉아서 먹는 식생활 방식과 함께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의 섭취량이 많다. 걸프만 지역의 전통 음식은 서구의 패스트푸드가 유입되기 이전부터 지방 함량 및 칼로리가 높은 것으로 유명해 비만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 특히 이 지역의 탄산음료 소비량은 세계 최고 수준.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 사우디 국민들의 탄산음료를 통한 당 섭취는 하루 당 섭취의 35%를 차지했다. 이는 세계 평균의 2배에 달하는데, 탄산음료를 좋아하는 미국(29%)과 멕시코(32%)보다 높은 수준. 더구나 야외활동 및 스포츠 활동에 제약이 많은 혹서의 기후, 석유 중심의 경제구조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쏟아져 들어오는 오일머니가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피하게 만들어 비만에 더욱 노출되도록 만드는 것.

비만의 위험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걸프만 국가들은 이의 예방을 위한 조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우디의 경우 지난 2016년 발표한 비전 203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삶의 질 프로그램’을 도입, 스포츠 활동에 대한 지역 사회의 참여를 제고하고 있다. 아울러 오는 12월부터는 감미료, 즉 인공 설탕이 포함된 음료에 50%의 특별소비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존스홉킨스 아람코 헬스케어(JHAH)의 알리 몰라 박사는 “삶의 질 프로그램에 따라 여러 마을과 도시에 공원 및 조깅 트랙이 설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국가인 UAE는 비만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지난 2017년 10월 탄산음료에 50%, 에너지드링크에 100%의 특별소비세를 부과했다. 또한 건강에 해로운 식품의 마케팅도 전면 금지했다.
전문가들은 걸프만 국가들이 비만 확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비만의 위험성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존스홉킨스 아람코 헬스케어의 압둘라 알-감디 박사는 “비만이 병으로 진전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이미 늦은 것으로 예방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방은 학교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학생이 특정 체중에 도달하면 학부모와의 상담을 통해 체중 감량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알-감디 박사는 또 탄산음료에 대한 세금 부과, 그리고 건강에 해로운 식품의 마케팅 금지 등 국가적인 정책 수립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유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