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세계 마스크 확보 ‘전쟁’...웃돈거래·가로채기, 기업 ‘협박’까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koreanwave.asiatoday.co.kr/kn/view.php?key=20200405010002539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0. 04. 05. 14:09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세계 마스크 확보전쟁
트럼프 대통령, 3M에 수출중단 요구, 불복시 '보복' 경고
미국·프랑스, 선주문 물량, 웃돈 제시 중간 가로채기
동맹국 간 '룰' 없는 전쟁
Virus Outbreak Utah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웃돈 제시 및 물량 가로채기 등 마스크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4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한 마트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사진=솔트레이크시티 AP=연합뉴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마스크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웃돈을 제시하면서 다른 나라 물량을 가로채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이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제3국에서 수입되는 마스크 등 의료장비에 대한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일시 면제 카드까지 제시했다.

‘전쟁’의 중심에는 5일 오전(미국 동부시간·한국시간 5일 오후 2시) 기준 31만2146명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미 존스 홉킨스대학 집계)가 발생한 미국과 미국의 세계 최대 의료용 N95 마스크 생산업체인 3M이 있다.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등 ‘안면 가리개(face covering)’ 착용을 권고하면서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 3M에 대해 마스크 수출 중단을 요구했다.
미국 백악관은 3M에 대해 싱가포르 공장에서 생산하는 N95 마스크 1000만개를 아시아 시장에 공급하지 말고 미국으로 들여올 것을 강요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에 이어 4일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보건복지부가 3M에 1억8000만장의 N95 마스크 공급을 명령했다며 “우리는 마스크가 필요하고, 다른 사람이 그것을 가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M이 다른 나라의 보복으로 마스크 확보에 역효과가 날 것이라는 지적하고, 수입국인 캐나다 정부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국방물자생산법 불복시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는 보복이다. 사람들이 우리 국민에게 필요한 것을 주지 않으면 우리는 매우 강경해질 것이고, 우리는 매우 강경하게 대처해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트윗을 통해서도 통해 “우리는 3M이 마스크와 관련해 그동안 해온 것을 지켜본 후 3M을 강하게 때렸다”면서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경고뿐 아니라 마스크 확보를 위한 실력 행사도 하고 있다.

프랑스 공영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의 수도권으로 코로나19 감염지인 일드프랑스지방의 발레리 페크레스 광역의회 의장은 미리 주문해 인도를 기다리던 마스크가 마지막 순간에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한 미국인들에 의해 빼앗겼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독일 일간 타게스슈피겔은 독일 베를린 주정부가 의료진을 위해 유럽의 마스크 등급인 FFP2·FFP3 마스크 20만개를 3M의 중국 공장에서 수입하기로 했는데 이 마스크 물량은 태국 방콕에서 행선지가 변경돼 미국으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도 다른 나라가 주문한 물량을 중간에 가로챘다는 보도도 나왔다. 주간 렉스프레스는 최근 의료진 마스크까지 부족한 프랑스가 스웨덴의 한 업체에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미리 주문한 물량을 가져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안드레이 모토비로베츠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 영사들이 마스크를 구하려고 중국의 공장에 갔더니 우리가 주문한 물량을 가져가려고 하는 다른 나라(러시아·미국·프랑스) 사람들이 와 있었다”면서 “우리가 선금을 보내고 주문계약까지 했는데도 그들은 현금으로 더 높은 금액을 불렀다. 결국 주문한 물량을 확보하려고 싸워야 했다”고 적었다.

마스크 확보를 위해 동맹국 사이에서도 ‘룰’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EU 집행위원회는 수입 마스크와 개인보호장비(PPE)·코로나19 검사진단 키트·인공호흡기 등 의료장비에 대해 6개월간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면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