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WHO 사무총장-트럼프 대통령, WHO ‘친중국’ 문제 놓고 정면충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koreanwave.asiatoday.co.kr/kn/view.php?key=20200409010005184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0. 04. 09. 06:47

WHO 사무총장 "트럼프, 더 많은 시체포대 원하나"
"코로나19 정치 쟁점화 말라...시간낭비·불장난"
트럼프 "WHO 중국 중심적, 자금 지원 보류 검토"
WHO, 중국 칭찬·눈치보기 일관
clip20200408174335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서 ‘중국 중심적’이라며 자금 지원 보류를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만일 당신이 더 많은 시체 포대(body bag)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라. 당신이 원치 않는다면 그것을 정치 쟁점화하는 것을 삼가라”고 정면 반박했다. 사진은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이 지난 1월 28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하는 모습./사진=베이징 신화=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이 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 ‘중국 중심적(China centric)’이라는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WHO가 ‘중국 중심적’이라며 자금 지원 보류를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만일 당신이 더 많은 시체 포대(body bag)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라. 당신이 원치 않는다면 그것을 정치 쟁점화하는 것을 삼가라”고 정면 반박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의 정치 쟁점화를 격리해라. 우리는 손가락질하는 데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것은 마치 불장난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와 글로벌 차원에서 균열이 생기면 그때 바이러스가 성공하는 것”이라면서 “미국과 중국은 함께 이 위험한 적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맞서 단결하지 않으면 상황은 악화할 것이라면서 “이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통제하기 위해 죽기살기로 싸우자.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후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미국의 지원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미국이 많은 지지를 보낸 데 감사한다”면서 “미국은 자신의 몫을 계속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WHO 분담금은 4억달러(4900억원)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의 분담금은 4400만달러(537억원)이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WHO의 중국 ‘눈치 보기’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WHO는 중국의 코로나19 조처에 국제사회가 감사와 존경을 보내야 한다는 친중 발언을 잇달아서 했다. 1월 9일 WHO 국제 전문가팀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던 브루스 에일워드 박사는 “(중국이) 취한 조치들 덕분에 (중국 내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다”며 세계가 중국에 “빚을 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코로나19의 진원지가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이라며 중국을 상대로 소송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WHO의 이 같은 행보는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WHO는 중국에서 시작한 코로나19가 태국과 일본, 한국 등 인접국으로 퍼지며 ‘국제적인 상황’으로 번지는 데도 WHO는 비상사태 선포에 머뭇거렸다.

오히려 중국이 발생 초기 무사안일한 대처로 일관하다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중국 내부에서도 나오는데도 WHO는 중국의 대응을 칭찬하기에 바빴다.

중국이 코로나19 대처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공동성명에 중국의 억제 노력을 칭찬하는 내용을 포함시키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전문 조사팀의 중국 파견도 첫 발병 보고 이후 한 달 반, 1월 31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열흘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도 110여개국에서 12만명 이상이 감염되고 3000여명이 숨진 뒤에야 등 떠밀려서 겨우 했다.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도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했고, 2월 3일에도 비슷한 입장을 취해 친중국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국제 청원 사이트에는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WHO의 친중국 행보를 비판하면서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상원에 WHO의 코로나19 대처에 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하면서 “내일(9일)은 WHO가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의 첫 사례에 대해 보고받은 지 100일이 된다”면서 그간 WHO의 대응을 자화자찬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