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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인기 많은 ‘부부의 세계’가 불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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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0. 04. 27. 13:51

김영진
김영진 문화스포츠부 기자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인기가 나날이 치솟고 있다. 최근에는 시청률 22%를 기록하며 역대 JTBC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SKY캐슬’(23.8%)의 성적을 뛰어넘을 기세다. 섬세하게 표현된 인물들의 심리, 빠른 전개가 인기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그러나 폭행 장면을 불필요하게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방식은 시청을 불편하게 만든다. 실제로 괴한의 시점으로 보여지는 장면은 논란을 야기했다. 주인공인 ‘지선우’(김희애)가 폭행의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왜 시청자가 가해자의 시점에서 그를 바라봐야 하는 지 연출 의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던 탓이다.

뿐만아니라 극 중 손제혁(김영민)의 외도를 그리는 과정에서 20대 여성을 ‘꽃뱀’(남성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금품을 갈취하는 여성을 속되게 이르는 말)으로 설정한 것 역시 불편함을 줬다. 이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자 여성혐오를 부추기는 설정이다.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외에도 몇몇 장면과 대사에서는 남성, 혹은 여성이 상대방의 성에 대해 이해하고 수용하는 이른바 ‘젠더 감수성’이 결여됐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부부의 세계’는 당초 1회부터 6회까지 19세 이하 시청금지 등급을 유지했다. 이후 7회부터 최종회까지는 전체관람가 등급으로 기준을 낮출 계획이었다. 그러나 8회에서 지선우가 괴한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논란이 되자 결국 9회부터 최종회까지 19세 이하 시청금지 등급으로 다시 기준을 높이기로 했다.
‘부부의 세계’는 ‘웰메이드’로 평가 받으며 사랑을 받고 있다.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승승장구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 때문에 ‘부부의 세계’가 종영 후에도 완벽한 ‘웰메이드’ 드라마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드라마는 사회를 반영하지만 사회 역시 드라마의 영향을 받는다. 최근 우리 사회는 디지털 성착취 범죄로 떠들썩하다.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지나친 폭력성이 사회에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지를 곱씹어 봐야 한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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