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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김여정 위해 기획, 지도자 이미지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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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0. 06. 17. 03:06

미 행정부 "파괴 주지, 한국과 협력" 원칙론만
NYT "북의 비무장지대 증병시, 긴장 고조"
전문가 "김여정 국내적 위상 높이기 위해 기획...지도자 이미지 부여"
"김여정의 배드 캅 역할, 오빠 무대 마련"
북한이 폭파한 개성공단 남북 연락사무소 일대
북한 전문가들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국내적으로 정치적 위상을 높이고, 대남·대미 관계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굿 캅(좋은 경찰)’으로 등장할 무대를 마련하려는 김 제1부부장의 ‘배드 캅(나쁜 경찰)’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편 사진은 2019년 5월 파주 도라 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일대의 모습. 아래 사진은 국방부가 공개한 것으로 북한이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화염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으로 연락사무소는 물론 주변 건물의 모든 시설물이 피해를 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 전문가들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국내적으로 정치적 위상을 높이고, 대남·대미 관계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굿 캅(좋은 경찰)’으로 등장할 무대를 마련하려는 김 제1부부장의 ‘배드 캅(나쁜 경찰)’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폭파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한국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원칙적 입장만 밝혔다.

◇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 북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파괴 사실 알고 있고, 한국과 협력” 원칙론만 언급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우리는 북한이 개성 연락사무소를 파괴한 것을 알고 있으며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북한 행보에 대해 미 국무부가 ‘실망했다’며 외교와 협상으로의 복귀를 촉구한 것의 연상선에 있는 것으로 원칙론을 강조하면서 북한이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North Korea Kim Intel Troubles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19일 북한 평양 백화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성명에 서명하는 것을 보좌하고 있다./사진=평양 AP=연합뉴스
◇ 미 언론 “핵 외교 시작 후 가장 도발적...북, 한국에 대한 불만 극적으로 표시...북의 비무장지대 증병시, 긴장 고조”

미국 언론은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2018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으로 본격화된 북한 비핵화 외교 시작 이후 가장 도발적이라고 분석했다.

AP통신은 “북한 영토에 위치하고 한국인이 근무하지 않는 이 건물의 폭파는 매우 상징적이고, 북한이 2018년 핵 외교에 들어선 이후 북한이 한 가장 도발적인 일”이라며 “진보적인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관계 회복 노력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NN방송은 “두 오랜 적대국(남북) 관계가 급속히 악화하고 있고, 한반도에서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는 최근의 징후”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미국이 북한에 대해 실시해온 3년 동안의 외교가 명백히 실패한 표시”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이 최근 수주간 남북 간 ‘데탕트(긴장 완화)’를 끝내겠다고 위협 후에 한국에 대한 불만을 극적으로 표시했다고 전했다.

NYT는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개성과 금강산 일대를 염두에 둔 듯 ‘북남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에 대한 군 투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면서 “이미 세계에서 가장 요새화된 국경 지역에 더 많은 병력을 보내는 것은 한국과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이번 조치가 계획 단계라고 말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타협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분석했다.

통일대교서 이동하는 병력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16일 오후 경기 파주 통일대교에서 병력이 남쪽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김여정 국내적 위상 높이기 위해 기획...영향력 있는 정책 담당자, 과단성 있는 지도자 이미지 부여”

전문가들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비롯해 최근 대남 강경 행보에서의 김여정 제1부부장의 역할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이는 북한의 계산된 작전으로 김 제1부부장이 조직하고 북한 정권이 축하한 것”이라며 “안보 전문가들은 32세의 김 제1부부장은 연락사무소를 파괴함으로써 국내적으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처지에 있고, 정권에서 더 큰 역할을 맡음으로써 다소 강경한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레이프 에릭 이슬리 이화여대 교수는 WSJ에 “연락사무소 파괴의 이미지는 비록 어떤 직접적인 대외 정책적 이익을 끌어내지는 못하겠지만 국내 선전에 사용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김 제1부부장을 높이기 위해 기획됐기 때문에 그가 혼자 힘으로 영향력 있는 정책 담당자이자 과단성 있는 지도자로서 더욱더 보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벨기에 유럽연구소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 한국석좌는 WSJ에 “김 제1부부장의 이미지 제고를 주로 목적으로 한 연락사무소 파괴는 비핵화 협상에 대한 미국의 관점을 바꿀 것 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당분간 그의 관심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11월 미국 대선 전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실험 같은 실질적 긴장 고조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북 전단 살포 막아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군사행동을 예고하며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15일 오후 강원 철원군 백마고지 전적지 내 감시 초소에서 경찰이 전단 살포를 막기 위해 근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김여정, 배드 캅 역할, 오빠 무대 마련...김정은 다시 환한 웃음으로 등장”

이성윤 미 터프츠대 교수는 “김 제1부부장의 ‘배드 캅’역할은 북한이 한국·미국과 다시 관여하기로 결정하면 오빠를 위한 무대를
마련할 것”이라며 “도발 이후 평화 술책을 할 때가 오면, 아마 미국 대선 이후가 되겠지만 김정은은 다시 환한 웃음을 띠면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두연 국제위기그룹(ICG) 선임연구원은 블룸버그통신에 “북한이 유사한 군사적 행동을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한국이 무력으로 동일하게 보복하도록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연락사무소는 근본적으로 이미 사망한 상태였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CNN은 “일부 분석가들이 북한이 이 문제를 위기 조성에 이용하고 있다고 추측했다”며 “북한이 이전에 협상에서 위기감을 조성하거나 한·미 간 불화를 일으키기 위해 사용했던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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