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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도 최근 미래 유망 직업 순위 상위권에 e스포츠 코치 및 선수가 오르는 등 e스포츠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2000년대 중반 들어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관련 인프라가 확산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 2018년에는 새로운 선수를 양성하고 e스포츠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e스포츠 연합(TESFED)도 설립됐다.
TESFED 창립 회장이자 유럽 e스포츠 연합 이사인 알페르 아페쉰 외즈데미르씨는 “예전엔 중장년층 이상의 세대가 e스포츠를 충분히 알지 못해 자녀들이 e스포츠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반대하는 분위기였으나, 요즘은 달라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스포츠 대회 상금 규모가 커지면서, 과거와 달리 e스포츠 선수도 수입을 창출하는 하나의 직업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기 때문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한 터키 언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프로 e스포츠 선수의 월 수입은 4000~1만 리라(약 55만~139만원)에 달한다. 2019년 기준 터키 평균 월급이 2853리라(약 40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외즈데미르씨는 오늘날 터키 젊은이들이 축구 농구 등과 같은 전통적인 필드 스포츠 대신 e스포츠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를 시대 변화에서 찾았다. e스포츠가 한마디로 ‘이 시대의 스포츠’란 것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기술이 생활의 일부가 된 요즘, 스포츠 분야에 기술이 반영되는 것은 불가피한 변화란 것이다.
또 전 세계를 뒤덮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역시 e스포츠에 대한 터키인들의 관심을 크게 끌어올린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온라인으로 열리는 e스포츠 경기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e스포츠 생중계 시청률 역시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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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젊은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의 프로 경기를 즐겨 시청하고, 이를 주도하는 e스포츠 선수들에 열광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e스포츠 선수뿐만 아니라, 다수의 e스포츠 중계자들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만큼 e스포츠 선수로 데뷔하고자 하는 지망생도 많다.
프로 e스포츠 클럽들은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를 통해 재능있는 선수 및 팀을 발굴하고, 그들이 원하면 프로 데뷔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일부 대학에서도 e스포츠 관련 전공을 개설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전문 e스포츠 수업을 진행하거나 관련 장학금도 지급 중이다. 거의 모든 대학에 개설되어 있는 e스포츠 동아리 또한 학생들이 대회에 참가해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중요한 관문을 제공중이다.
이처럼 다양한 지원에 힘입어 터키 e스포츠 선수들의 활약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TESFED에서 주최한 ‘비텍센 TESFED 터키컵’ 대회에 출전한 터키 e스포츠 선수들은 국제무대에서도 성공을 거두기 시작했으며, 터키 e스포츠 대표팀은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에서 주최한 ‘FIBA e스포츠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외즈데미르씨는 터키의 젊은 층 상당수가 e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므로 터키 e스포츠의 장래가 밝다고 낙관했다. 이어 가까운 미래에 터키가 e스포츠 분야에서 독보적인 국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위해 선수 개발과 대회 개최, 관련 인프라 마련 등 다양한 지원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