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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나토 ‘개방 원칙’ 강조 서면답변 전달...러 요구, 사실상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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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2. 01. 27. 04:58

블링컨 미 국무 "러 안전보장 요구에 서면답변 전달"
"자국 안보 협정·동맹 선택 권리 보유, '핵심 원칙' 강조"
우크라, 나토 가입 중단 사실상 거부
블링컨 "원칙·실용적 외교의 길 제시"
US Russia Ukraine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관한 언론 브리핑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관한 서면 답변을 전달했지만 기존 입장을 유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서면 답변을 존 설리번 러시아주재 미국대사를 통해 러시아 외무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 블링컨 미 국무 “러 안전보장 요구에 서면 답변 전달...자국 안보 협정·동맹 선택 권리 보유, 미국 ‘핵심 원칙’ 분명히 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워싱턴 D.C. 국무부에서 한 언론 브리핑에서 이 문서는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보전, 그리고 자국 안보 협정과 동맹을 선택할 권리를 포함해 미국의 지키기 위해 전념하는 ‘핵심 원칙’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유럽에 배치된 모든 미국 핵무기 철수, 냉전 종식 이후 나토에 가입한 구소련 국가에 대한 무기 또는 군대 배치 금지 등과 함께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포함된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포함한 나토의 동진(東進) 중단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링컨 장관은 “나토의 문은 열려 있고, 이를 유지할 것이며 그것이 우리의 약속”이라며 우크라이나·조지아 등 구소련 국가들의 나토 가입을 영구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러시아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WP는 나토가 서면 답변을 벨기에 브뤼셀주재 러시아대사관에 전달했다며 블링컨 장관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와 미·나토가 답변을 조정했고, 나토 가입을 원하는 국가에 대한 개방 정책에 대한 나토의 약속을 강력하게 확인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회담 후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거부, 동맹과 우크라이나와의 안보 협력 중단 등 러시아의 요구를 포함해 미국 입장에서 그야말로 애당초 가능성이 없는 제안을 일축해왔다며 “우리는 항상 나토 동맹의 핵심이었던 나토의 폐쇄된(closed·수정할 수 없는) 개방 정책을 누군가가 비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 요구에 대한 미국의 반응에 대해 “우리가 수주 동안 지속적으로 협의해온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 및 파트너와 전적으로 조정한 것”이라며 “그들의 의견을 구해 러시아에 전달된 최종본에 통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토도 유럽의 집단안보에 관한 구상과 우려가 포함되고, 미국의 문서를 보강한 자체 문서를 만들어 러시아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 사이에는 이런 문제들에 관한 틈새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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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가진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제나바 AP=연합뉴스
◇ 블링컨 “러시아 우려에 원칙·실용적 평가 포함 외교적 길 제시”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하는 대신 러시아가 제기한 우려에 대해 원칙적이고 실용적인 평가를 포함해 진지한 외교적 길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우크라이나 병력 준비태세에 관한 상호 투명성 조치 가능성과 유럽에서의 군사훈련 및 작전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조치에 관해 이야기했다”며 유럽의 미사일과 관련된 군비통제, 모든 핵무기를 포괄하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 스타트) 합의를 이행하려는 우리의 관심, 그리고 투명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 등 진전 가능성이 있는 영역에 관해서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선의로 협상할 경우 우리 동맹과 파트너의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상호 약속을 통해 러시아가 언급한 우려 사안을 해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구상을 제안했다”며 “우리는 대화에 열려있고, 외교를 선호하며 소통과 협력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달 15일 미국 측에 러시아·미국 간 안전보장 조약안과 러시아·나토 회원국 간 안전 확보 조치에 관한 협정안 등 2개 문서 초안을 전달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언론보도문을 통해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이 설리번 모스크바주재 미국 대사의 요청으로 그를 면담했다”면서 “면담 과정에서 미국 대사가 앞서 러시아 측이 (미국 측에) 전달한 안전보장에 관한 양자 조약 초안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서면 답변을 건넸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하원 대정부 질의에 참석해 “미국 측의 요청이 있으면 러시아가 서면 답변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답변의 핵심과 내용은 일반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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